성신여대 졸업생, 왜 피켓 들고 모교 찾았나

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 후배와 함께 심 총장 퇴진 요구

등록 2014.06.20 21:11수정 2014.06.20 21:11
0
원고료로 응원
1인 시위 중인 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 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이 심화진 총장의 비리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1인 시위 중인 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이 심화진 총장의 비리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곽우신

성신여대의 정상화를 위해 졸업생들이 나섰다. 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들은 '심화진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20일 오전 11시 30분 성신여대 정문 앞에 섰다. 졸업생들은 16일부터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 오후 2시 30분과 3시 30분까지 두 차례에 나누어 1인 시위를 계속해왔다.

피켓을 들고 선전물을 나눠주는 졸업생의 모습을 지켜본 주아무개(20)씨는 "선배들 덕분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심을 두게 되었다"며 "재학생들이 나서서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배들이 나서준 것이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1인 시위에 나선 89학번 졸업생 안선영씨는 "학생 시절 우리가 확장했었던 자치권이 다시 축소되고 있다"며 "많은 졸업생이 부끄러워하고 있다, 같이 고민을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1인 시위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성명서를 낭독 중인 행진 참가자들 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들과 성신여대 재학생들이 행진에 나서기 전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성명서를 낭독 중인 행진 참가자들성신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들과 성신여대 재학생들이 행진에 나서기 전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곽우신

오전 시위를 끝낸 졸업생들은 재학생들과 함께 오후 1시에 성신여대 정문 앞에 다시 모였다. 성신여대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학생들과 일반 재학생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는 색색의 풍선과 피켓을 든 3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성신여대 담쟁이 거리행진'을 시작하며 심화진 총장의 퇴진과 비민주적 학칙 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침몰하는 학교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총장의 비리의혹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학교가 학생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는 사실에 많은 충격을 받았다"며 "가만히 있으면 있을수록 침몰하는 학교의 모습을 더이상 바라보기만 할 수 없다"고 행진 이유를 밝혔다.

이날 행진에 함께한 김아무개(20)씨는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학생을 보호해야 할 총장이 오히려 학생들과 척을 지는 상황이 한심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함께해준 선배들이 자랑스럽다, 뜻깊은 자리다"고 말했다.

행진을 보고 뒤늦게 합류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행진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행진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자랑스럽다" "힘내세요" "멋있다"고 외쳐주며 이들을 응원했다. 어떤 학생은 손을 흔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어떤 학생은 "심화진 총장 물러가라"는 구호를 같이 외치며 화답하기도 했다.


총장실 앞에 피켓과 요구안을 붙이는 행진 참가자들 성신여대 재학생들과 졸업생이 행진을 마치고 총장실 앞에 피켓과 요구안을 부착하고 있다.
총장실 앞에 피켓과 요구안을 붙이는 행진 참가자들성신여대 재학생들과 졸업생이 행진을 마치고 총장실 앞에 피켓과 요구안을 부착하고 있다.곽우신

성신여대 주변을 행진한 후, 참가자들은 총장실 앞으로 찾아가 빈 총장실 앞에 피켓과 요구안 등을 붙이고 해산했다. 이날 행진을 지켜본 IT학부의 김도형 교수는 "아이를 안고 1인 시위를 하러 온 졸업생을 보고 교수로서 면목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대위 학생들과 함께 이날 행진을 함께한 권영신(43) 성신민주동문회장은 "언론에 보도된 모교의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며 "진실을 밝히고 후배들을 보호하기 위해 졸업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작년부터 인사 전횡·급여 횡령·교비 유용 등의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심화진 총장 측은 현재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성신여대 측은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의 대자보를 학칙에 근거하여 철거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공대위 소속 학생들은 학칙이 헌법과 고등교육법에 위배된다고 맞서고 있다. 학교 측은 현재 공대위 소속 학생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성신여자대학교 #심화진 #성신민주동문회 #공대위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6,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