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를 먹을 때마다 생각나는 그리운 추억. 그리고 주인아저씨
최하나
"아저씨, 혹시 홈런볼 있어요?"벌떡 일어나 먼지가 뽀얗게 쌓인 매대에 가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나온 아저씨.
"그거 실은 단가가 비싼데 갖다놓으면 사 가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다 까먹었다가 마누라한테 혼났어. 혹시나 하고 봤는데 없네. 어쩌지?"그모습 그대로였다.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났다. 그리고 과자 대신에 스타킹을 하나 사서 나왔다. 그날은 하루 종일 마음이 기뻤다가 슬펐다가 했던 것 같다.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아저씨가 반가워서. 하지만 이제 더는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돼서.
그리고 어느 날부터 시작된 공사. 갑자기 생각이 나서 20일에 '우정슈퍼'를 다시 찾아가 봤다. 그러나 그 슈퍼는 사라져버렸다. 아저씨한테 인사도 하지 못 했는데.
그날 이후 나는 단골집에 가면 사진을 꼭 찍었다. 어느 날 말도 없이 문을 닫게 될까봐.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게 될까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가게는 자주 들러 인사를 나눈다. 우리가 또 언제 어떻게 헤어지게 될 지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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