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인천 AG 남북 단일팀 가능 뒤늦게 언급

남·북이 적극 협조할 경우 단일팀 가능할 수도

등록 2014.06.17 18:59수정 2014.06.1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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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17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인천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일부는 지난 4월의 불가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단일팀을 구성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생색내기 차원의 발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통일부의 이날 발표는 6·4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유정복 후보가 당선된 것을 고려한 정략적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낙선한 야당 출신 송영길 시장은 수차에 걸쳐 남북 단일팀 구성을 공개적으로 촉구했지만 통일부는 불허 입장을 밝혔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기자들에게 "정부는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입장으로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인천시 등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4월 4일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 공동 입장, 공동 응원, 단일기 사용, 합동 공연은 현 상황에서는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당시 배포한 '교류협력 추진현황 및 계획' 자료에서 "남북 간 신뢰구축 수준, 국민정서를 고려하면서 추진하겠다"면서 "남북 단일팀, 공동입장, 공동응원, 단일기 사용 등은 현 상황에서는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당시 추진한 백두산.한라산 성화채화 방침에 대해서도 "백두산 성화 채화는 한라산.백두산 동시 채화 방식이라면 북한의 반응을 보아가며 허용을 검토한다"면서 조건부 승인 입장을 보였었다.

통일부는 이날 2개 월 여 만에 강경한 입장이 크게 완화된 태도를 밝히면서 동시에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 국제관례 등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보도된 단일팀 구성 등은 공식 요청이 있으면 인천시, 조직위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인천 아시안 게임에 참가할 것이라고 공식 밝힌 바 있다.

통일부의 입장 변화는 현 남북관계 상황에 비춰 단일팀 구성이나 공동 입장은 부적절하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다소 물러선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단일팀 구성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종목 별로 단일화를 위한 선발전을 치러야 하는데 통일부는 지난 수년간 남북 체육 부문의 교류 등을 일체 불허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단일팀 구성에 적극적일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즉 남북 당국이 적극 협조하고 종목별 선발전 등을 최대한 단시간 내에 치룰 수 있을 조치를 취할 경우 전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북한과 일본이 최근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조사에 합의하고 납치문제가 완전 해결될 경우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통일부의 발표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남북이 단일팀을 위해 적극 노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북일간에 관계정상화까지 거론하는 식으로 적극적 접촉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한중일 안보 공동체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표시해왔다.

남북한 단일팀 추진은 지난 1991년 1~2월 남북체육회담이 열려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할 단일팀 구성에 합의, 같은 해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코리아'란 이름으로 최초로 현실화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도 남북단일축구팀이 참가했다.

남북은 이후 단일팀 구성은 남북한 최종 협상 타결을 앞두고 여러 차례 좌절, 성사되지 못하다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남북한이 동시 입장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에 실렸습니다.
#남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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