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총리 필요없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9세)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앞에서 '대한민국은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는 현수막을 들고 친일 및 민족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권우성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마친 김복동 할머니는 승합차를 이용해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으로 이동했다. 김 할머니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40분 경,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퇴는 없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집무실로 출근한 지 30여 분이 지난 뒤였다.
문창극 후보자의 집무실 앞마당엔 '대한민국은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깔렸다.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전국여성연대,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한국진보 연대, 인권중심사람 등 24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열을 맞춰 플래카드 뒤로 섰다. '친일 발언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시작됐고, 중앙에 선 김복동 할머니가 먼저 발언을 시작했다.
"며칠 동안 분해서 잠을 못 잤다"고 입을 뗀 김 할머니는 "어떻게 동네 반장만도 못한 사람을 총리를 시키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도 하지 말고, 배상도 하지 말라니, 그런 개 같은 소리를 해서 되겠느냐"며 "(문 후보자가) 사람이라면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발언을 마친 김 할머니는 갈라진 목소리로 "물러가라", "당장 물러가라"고 외쳤고, 시민단체 회원들도 김 할머니를 따라서 구호를 복창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은 문창극 총리 지명 즉각 철회하라", "문창극 총리 지명자는 자진 사퇴하라", "친일파 총리지명 박근혜 정권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하늘을 향해 굳게 쥔 주먹을 힘껏 뻗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국민 통합에 도움되지 않는 문창극 후보는 즉각 사퇴하길 바란다"며 "문 후보자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도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근혜 수첩이 너무 낡아서 아베 수첩을 잘못 써서 인사 참극이 났나 생각했다"며 "거듭되는 문창극씨의 쓰레기 같은 행각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폭로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배짱으로 인사청문회를 요청하고 출국해 버렸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은 "(문 후보자가) 일제가 저질렀던 인권유린에 대해서 눈감는 발언을 한 것은 상상 이상"이라며 "그런 사람이 국무총리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말미엔 각시탈 분장을 한 사람과 문창극 후보의 가면을 쓰고 '친일파' 푯말을 든 사람이 나와서 문 후보자의 총리 지명을 비판하는 상황극을 선보였다. 각시탈을 쓴 사람이 문창극 후보의 가면을 쓴 사람의 '친일파' 푯말을 격파하는 것으로 상황극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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