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밤 8시 가뭄끝에 천금같은 소나기가 내렸다.
최오균
13일 저녁 8시, 금굴산 위로 먹구름이 몰려왔다. 먹구름은 임진강을 휘감고 동이1교 사장교에 닿을 듯 소용돌이 쳤다. 아내와 나는 창밖으로 먹구름을 바라보며 한줄기라도 좋으니 소나기가 후련하게 내려오시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저건 소나기를 내려줄 비가 확실해요.""정말 한 줄기라도 좋으니 시원하게 내려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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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금 같은 소나기 6월 13일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에 내린 천금 같은 소나기 ⓒ 최오균
지성이면 감천일까? 곧 콩알 같은 빗방울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빗소리가 들리자 나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떨어지는 빗방울 그대로 맞았다. 소나기는 제법 세차게 내렸다.
아아, 임진강 남계리 벌판 건너 동산에는 둥근 보름달이 걸려 있는데 금굴산 자락에는 소나기가 쏟아지다니… 이건 위대한 축복이다. 소 왼쪽 등에는 비가 내리고 오른쪽 등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더니... 자연의 조화는 참으로 묘하고 묘하다. 동네일기 예보에는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전혀 없는데도 이렇게 갑자기 비가 소나기가 내려 주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