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떨어지면 운석이에요"'나홀로 입학생들의 더불어 함께 입학식'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12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운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희훈
다양한 실험 원리를 적용해 만든 어린이탐구체험관. 제한된 숫자의 체험 놀이 앞에서 '나부터', '내가 먼저' 와 같은 다툼은 없었다. 먼저 타지 못해 아쉬운 얼굴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차분히 질서를 지켰다. "너 타고 나 탈게. 알았지?" 순서를 정하는 법도 알아서 터득했다.
"너랑 나랑 두 개씩 집어넣으면 되겠다.""그럼 우린 네 명이니까 하나씩." 네 손가락을 모두 집어넣고 체험하는 닥터피시 어항의 구멍 앞에서 아이들이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깔깔댔다. 이젠 완벽한 단짝이 된 현영이와 예서는 각자 역할을 나눠 터치스크린의 퀴즈를 풀어나갔다. 목소리가 또랑또랑한 현영이가 퀴즈를 읽으면 손이 빠른 예서가 문제의 답을 클릭했다. 손발이 척척 맞았다. 문제 정답을 맞출 때마다 동시에 "예쓰!"를 외치기도 했다.
발이 빠른 은찬이는 함께 탈 수 있는 놀이기구에 먼저 자리를 잡고 친구들을 기다렸다. 은찬이는 경기도 이천의 한 분교에서 홀로 입학해 또래 친구가 거의 없다.
추은찬 어린이(8, 경기도 이천)의 아빠 추창영(37)씨는 "치열한 교육보다 하고 싶은 걸 원없이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분교를 다니는 것에는 우려가 없다, 다만 또래들과 어울리는 게 힘들까 걱정했다"면서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요즘엔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니까 헤어지더라도 인터넷으로 사진도 보고 이메일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둘째 날 일정의 마지막 여정지인 푸드 뮤지컬 <비밥>. 버스 안에서 선잠을 잔 아이들이 기운없이 흐느적대며 객석에 앉았다. 조명이 꺼지고 일순간 큰 음악소리가 나오자 아이들의 눈은 다시 동그랗게 커졌다. 공연 중간 배우들이 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베개로 만든 가짜 밀가루 반죽을 던지자 아이들은 아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자!" 재빨리 반죽 모형 세 개를 챙긴 큰 형들이 자기 옆의 또래와 동생들에게 하나씩 나눠 준다.
"졸업할 때 또 뭉쳐요" 카페에서 사진, 소식 공유하며 연락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