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에서 열린 93차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촛불 집회에서 이광우 시의원은 새로운 시장과 함께 핵발전소를 막아내자는 발언을 했다.
삼척평화
6·4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삼척 시민들은 핵발전소 유치를 밀어붙인 김대수 시장(새누리) 대신 '반핵'을 전면에 내세운 김양호(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김양호 후보는 62.44%(2만5948표)를 얻어 김대수 후보(37.55%, 1만5606표)를 큰 표 차이로 이겼다. 삼척은 한국에서 핵발전소 건설반대를 내건 첫번째 시장을 배출한 것이다.
최승국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무소속)와 이광우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 기획실장(무소속)은 삼척시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정부가 2012년 9월 삼척을 신규 핵발전소 건설 예정지로 지정 고시한 뒤, 들불처럼 일어난 반핵운동의 성과이다.
김양호 당선자는 핵발전소 유치 찬성단체에 대한 삼척시의 예산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공약을 지키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그는 핵발전 예정부지에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선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핵발전 건설에 반대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말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삼척과 영덕에 건설할 핵발전소 기수를 확정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김양호 시장의 당선은 계획 수립에 큰 변수로 작동할 예정이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 "고리1호기 2017년 폐쇄 지지" 부산과 울산에서는 노후 핵발전소 고리1호기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병수(새누리당) 부산시장 당선자는 2017년까지 고리 1호기를 완전 폐쇄하고 원자력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설립해 폐로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와 인접한 울산의 김기현(새누리당) 당선자도 핵발전소 수명연장에 반대 입장이다. 무소속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최양식 경북 경주시장도 각각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폐쇄에 찬성 입장이다.
고리1호기 폐쇄 여부는 부산시민들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관심을 갖는 사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 폐지' 또는 '수명연장 신청'을 해야 하는데, 달라진 지역정치 상황과 국민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박원순 "원전하나줄이기 시즌2" 기대서울에서는 박원순 시장(새정치)이 여유 있게 당선되었다. 박 당선자는 재임 시절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을 늘려 200만TOE를 줄이는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을 펼쳐왔다. 녹색에너지과를 신설하고, 에너지설계사, 서울형 발전차액지원제도, 에너지 시민공모 사업 등을 통해 지역에너지 정책을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서울시내 5만 가구에 태양광을 보급한다는 야심찬 공약을 제시했다. 따라서 그가 조만간 발표할 '원전하나줄이기' 시즌2 정책에 많은 지자체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도 '초록학교 만들기'를 약속했기 때문에 지지부진하던 학교 태양광 보급사업도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새정치) 노원구청장도 재선에 성공했다. 지역에너지정책 활성화에 있어 김 구청장의 재선은 큰 의미가 있다. 그는 2011년 노원구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을 계기로 신규 핵발전소를 지을수록 핵폐기물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기초지자체장들의 '탈핵에너지전환 도시선언'을 이끌어냈다. 이 선언에는 기초지자체장 46명이 참여했다.
선언과 동시에 노원구는 노원에코센터 활성화, 태양광발전협동조합 지원, 우드펠렛 발전소 건설, 에너지자립형 임대주택단지 조성 사업 등을 적극 추진했다. 김 구청장은 선언에 동참한 지자체장들과 함께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에너지자립도시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6·4 지방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그가 주도해서 구성할 '탈핵에너지전환도시 2기' 출범을 기대한다.
녹색당의 '탈핵' 위한 정치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