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북TV가 제작하는 '오봉옥 시인의 책치' 2회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좌).
온북TV
일상을 사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정치인과 고위직 공무원은 기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어쩌다 TV 화면에 등장하는 모습이나 출퇴근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가끔씩 듣게 되는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는 언제나 어색하고 낯설다.
'우리와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는 느낌부터 든다는 이야기.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엇을 지향하며, 꿈꾸는 세상의 모습은 어떠할지, 이 모든 것에 수월하게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궁금하다. 서민 생활의 기반이 되는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그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그들이 가진 철학과 세계관의 기반은 무엇인지. 케이블 책방송 <온북TV>가 지난 4월 초순부터 방영하고 있는 신설 프로그램 '오봉옥 시인의 책치(冊治)'는 바로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시인 오봉옥이 사회를 보고, 정치인 혹은 문화행정의 리더가 출연해 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 '책치'란 그 단어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자면 '책으로 다스린다'쯤으로 이야기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정치인과 시민이 '다스림'의 주체와 대상일순 없겠지만 어쨌건.
<온북TV> 제작진은 궁금했다. 국회의원과 전·현직 장관, 문화행정의 수장들이 대체 어떤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왔는지. 책에 관련된 프로그램만으로 24시간을 이어가는 방송사이니만치 그런 궁금증은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그들을 스튜디오로 불러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 각 부처에 출연 초청장을 돌리기 전 아래와 같은 사전질문지를 준비한 것은 <온북TV> 제작진의 이름을 빌어 국민 대부분의 궁금증을 전달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OOO 의원(장관)님책 읽는 정치인상을 정립해 독서 활성화와 인문학적 리더십을 일깨운다는 취지로 기획된 온북TV 프로그램 '오봉옥 시인의 책치'입니다. 의원(장관)님의 편의와 원활한 녹화·제작을 위해 아래 질문을 미리 보내드립니다. 질문 1. 정치인(문화행정가)으로 활동하기 전과 후를 통틀어 의원님께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이고, 그 책의 어떤 점이 의원님을 매료시켰는지요?질문 2. 정치에 관한 관심이 정치인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지듯, 책에 대한 관심은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듯 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거나 신간이 나오면 가능한 챙겨 읽는 작가는 누구인지요? 그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질문 3. 당신의 철학과 인격형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은 누구입니까? 현실 속 인물도 좋고, 책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도 좋습니다.질문 4. 인터넷과 영화, TV 등 다양화된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독서인구가 부쩍 줄어든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들에게 책이 가진 긍정적인 면과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조언해주실 수 있으신지요.질문 5. 정치와 문화행정의 일선에 있으면서, 어려움을 느낄 때 어떤 책, 혹은 책의 한 구절에서 해법을 찾아 그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으신지요. 만약 있다면 어떤 책이 도움을 줬는지요.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하고 평이한 질문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겐 고통 그 자체인 질문일 수도 있는 것들이다. 전체 녹화의 틀을 이렇게 잡고 초대 손님으로 나와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 들려달라고 청한 이후, 이 초대에 응한 사람은 현재(2014년 6월 12일)까지 9명.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인 도종환, 최재천, 김재윤,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영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김미희,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최광식, 한국문학번역원장 김성곤, 예술의전당 사장 고학찬이 바로 그 사람들.
올해 말까지 예정된 방송에선 이들 외에도 여야의 전·현직 국회의원과 정부부처의 기관장, 지방자치단체 수장들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는 객관성의 유지를 위해 지금까지 '오봉옥 시인의 책치'에 출연한 정치인과 문화행정가들의 이야기를 더하거나 빼지 않고 옮긴 것이다. 그들은 대체 무슨 책을 감명 깊게 읽었고, 어떤 사람에게서 지향할 만한 삶의 태도를 배웠는가에 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