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사의 역대 최대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과 임원진들이 지난 1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카드 3사의 기자회견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희훈
금융계에 잔인한 6월이 시작됐다. 개인정보 유출과 직원 비리, 케이비(KB)사태 등으로 금융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는 금융회사 임직원이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규모로만 따지면 역대 최대다.
10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전날 KB금융과 국민은행, 국민카드,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롯데카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에 제재 수위를 이미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내부 소명절차를 거쳐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제재 대상은 전현직 임직원 2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50여 명이 중징계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 중 가장 위기에 처한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징계 대상자만 무려 100여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수뇌부가 동시에 사퇴 압박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징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중징계는 문책 경고 이상을 뜻한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문책 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또 임기 종료 후 3~5년간 금융계 재취업이 금지돼 사실상 금융권에서 퇴출을 의미한다.
KB금융 수뇌부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 것은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카드 개인정보 유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 각종 사고와 최근 전산시스템교체를 둘러싼 내홍에 대한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임원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임 당시 투자심사를 소홀히 하고 60여억 원의 부실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4월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임기를 마치겠다"고 입장을 밝히며 현재 재직 중이다.
금감원 "징계 받고 자리 버티는 경우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