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앞에 대변을 누고 휴지로 덮어 놓은 모습
최오균
그런데 이를 어쩌랴! 그 약수터 바로 코앞에 누군가가 대변을 보고 휴지로 덮어둔 흔적이 있으니… 도대체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약수터 앞에서 용변을 보았을까? 이는 마치 자기 집 부엌 수도꼭지 앞에다 용변을 보는 것이나 다름없는 파렴치한 행위다. 임진강을 사랑하고 애용하는 사람들은 이런 작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버린 깨진 술병이 당신 후손의 발을 상하게 한다남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어쩌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10대 경제대국, IT강국 운운하며 선진 문화국민을 자부하기도 한다. 단적인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정신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선진문화 국민이 되려면 아주 작고 사소한일부터 잘 지켜야 한다.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더욱 준법정신과 예절을 더 잘 지켜야 선진국민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미국이나 일본, 호주, 영국 같은 선진국의 국립공원이나 자연에서는 지정된 취사지역 외에서는 취사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허용이 되지 않는 계곡이나 강물에는 손이나 발을 씻어도 안 된다. 물론 국가에서 엄격하게 규제도 하고 있지만 어릴 적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잘 받아서인지 사람들은 스스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이 생활화 되어 있다.
2002년도 월드컵을 치른 후 남미를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칠레나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의 국민들은 참으로 공중도덕을 지키는 준법정신이 투철한 것 같아요. 응원도 잘 하지만 운동장과 거리에 스스로 쓰레기를 다 치우고 가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그 말을 들은 당시에는 한국인으로서 참으로 자긍심도 갖게 되고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노상 아무 곳에서나 방뇨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