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닭과 함께 준비한 것들을 넣고 물만 부으면 된다. 딴 것은 일체 넣지 않는다
하주성
아침 이른 시간에 만나 찾아간 곳이라, 일행 모두가 배가 출출할 시간이다. 아침에 부부화가의 집을 찾아가면서 슈퍼에 들려 닭 한 마리와 깐 마늘, 대추를 사들고 갔다. 항상 이곳을 찾을 때는 먹을 것을 본인들이 사가지고 간다. 집에서 다시 장을 보러 나오자면 거리도 멀지만, 부부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끓는 소리만 들어도 행복이 밀려와백숙은 간단하다. 산삼을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잎 채 집어넣는다. 그리고 준비해간 닭을 잘 닦고, 그곳에 마늘과 대추를 함께 끓인다. 끓고 있는 소리만 들어도 배가 부른 듯하다. 한 시간이나 지난 다음에 먼저 닭부터 꺼내 접시에 담아 내놓았다. 먹기 좋게 익은 백숙의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진하지는 않지만 삼 냄새가 닭에 밴듯하다. 더덕이나 삼이나 앞까지 넣으면 고기의 육질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일행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좋은 곳에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단다. 산수유 가지가 만들어주는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이보다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거기다가 시원한 맥주까지 한 잔 곁들이니 신선이 따로 없는 듯하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재미가 바로 이런 즐거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