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꽃다발 받은 조희연 후보6.4지방선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5일 새벽 서울 신문로 선거사무실에서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권우성
실제 문용린 교육감 시절, 문 전 교육감은 서울시의 '교육도시 서울 플랜'이 교육자치를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또한 학생자치 장려를 위한 '학생참여 예산제' 등의 정책은 교육청과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의 벽에 부딪혀 추진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조희연 당선자는 교육감 예비후보 시절에 한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교육도시 선언이야말로 서울 전체를 교육도시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제가 교육감이 돼야 힘을 받을 수 있고 협력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서울 교육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노동교육과 올바른 역사 교육에 기대
선거를 앞두고 배달된 입후보자들의 공보물을 꼼꼼히 살펴봤다. 특히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는 교육감 후보들의 공보물을 더 자세히 챙겨보았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난 후 실시되는 선거인 만큼 무엇보다 강조된 내용은 '안전'이었다. 그리고 '창의'와 인성', '미래'를 이야기했다. 공보물만 봐서는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공약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유독 나의 눈길을 끄는 공약이 있었다. 펜을 찾아 밑줄을 긋고 별표를 쳤다.
"민주시민, 노동교육, 열린 세계시민 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라는 부분이다. 세부 내용으로는 "Δ 친일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반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대안적 역사교과서 발행 Δ 생태․인권․노동․평화․통일 등 체험형 민주시민교육 강화 Δ 국제 특성화학교 '세계시민형 혁신학교' 지정, 동아시아 공통의 평화 교재 발간 Δ 친노동적 환경조성, 노동의 가치를 아는 교재 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희연 후보의 공약이었다.
이 공약을 보는 순간 뇌리를 스치는 사진이 있었다. 바로 '노동자는 OOO이다'라는 종이를 찍은 사진이었다. 한 중학교의 노동 관련 특강 시간에 학생들에게 노동에 대해 작성하도록 했던 것이다. 그 사진을 보고 당혹스러움과 슬픔이 함께 밀려왔던 것을 기억한다. 빈 칸에는 '덜 배운 자', '거지', '장애인'이라는 단어들이 채워져 있었다. 학생들의 노동 경시, 노동자 혐오 인식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2013년 역사왜곡 교과서의 검정 통과는 교육계를 넘어 전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이 있었다. 오류 투성이에 사실마저 왜곡했던 교과서는 검정에 통과는 되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다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정책이 필수적인 이유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노동교육 강화'와 '올바른 역사교육'을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는 조희연 교육감 당선자가 유일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공식적인 노동교육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진보 교육감의 당선으로 학교현장에 노동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