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따뜻한 진지 드시고 즐겁게 놀다 가세요!"

[인터뷰] 구미시 참사랑시민연합 무료급식소 신경식 회장

등록 2014.06.06 18:00수정 2014.06.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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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참사랑시민연합 신경식 회장 신경식 회장은 2004년도 부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해오며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모셔왔다.
구미시 참사랑시민연합 신경식 회장신경식 회장은 2004년도 부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해오며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모셔왔다.김도형

6월 5일 수요일 오전 10시, 구미시 형곡동 855-1번지에 위치한 대동상가 건물로 노년의 어르신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날은 구미 참사랑시민연합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날이다. 거동이 다소 불편한 어르신들이 느릿한 걸음 걸이로 계단 난간을 부여잡고 내려 가는 곳을 따라서 내려가면 '참사랑 나눔 동행'이라는 노란색 바탕의 글귀를 보게 된다.

지하 1층의 넓직한 공간에 차려진 수많은 테이블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어르신들이 앉아 계셨고, 서로들 즐겁게 얘기나누시며 왁작지껄 생기가 돋는다.

지하 공간의 한귀퉁에 설비된 주방에는 5명의 여자와 2명의 남자가 분주히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늘을 다듬어 믹서기에 넣고 갈려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남자는 바로 이곳 '참사랑 시민연합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신경식 회장이다.

마늘을 다지고 있는 신경식 회장과 옆에서 도움을 주는 봉사자 봉사활동을 하는 파란옷의 남자분 또한 신경식 회장으로 부터 도움을 받던 분이셨다.
마늘을 다지고 있는 신경식 회장과 옆에서 도움을 주는 봉사자봉사활동을 하는 파란옷의 남자분 또한 신경식 회장으로 부터 도움을 받던 분이셨다.김도형

음식 준비로 인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신경식 회장에게 잠시 얘기 나눌 시간을 부탁해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았다.

신경식 회장은 2004년도에 참사랑시민연합 무료급식소를 열게된 동기에 대해 말해줬다. 신경식 회장은 몸담고 있던 산악회에서 매번 산을 다녀 올때마다 아무런 의미없이 음주가무를 즐기던 일에서 탈피해,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이 되어 무료급식소를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 계신 모든 어르신들은 겪어 보니까 전부 옛적에 먹고 살기 힘드실 때 보릿고개, 그 때 전부 계시던 분들이고 마지막분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고생도 안해봤고 너무나 안타깝지... 우리가 힘이 가는데 까지 모시고 싶고, 다른 거는 특별하게 우리가 바라는 거 없고 남에게 홍보하기도 싫고 이렇게 조용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미에서 종교단체에서 이런 급식소를 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밖에 안합니다. 민간단체는 우리 밖에 없는데 일주일에 세번씩 합니다. 하루에 80명에서 100명까지 오시는데 더이상 공간이 없어서 더 못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힘이 닿는데 까지 더 모시고 싶습니다."


신경식 회장은 지난해에 몸이 안좋아 병원에 세번씩이나 입원했다고 하며 어르신들이 모두 부모님 같아서 몸이 낳자마자 무료급식소로 와서 일하기를 매번 반복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본 신경식 회장은 걸음걸이가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했고 다리를 절고 있었다. 하지만 얘기를 나눌 때의 느낌은 무료급식소를 운영 함으로서 느끼는 보람들이 웃음을 통해 절로 묻어나왔다.

급식소 내의 주방에는 장금이 주부 봉사단에서 나온 5명의 여성들이 신경식 회장을 도와 음식재료를 다듬으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이들 또한 밝고 명랑한 표정이었고 의무가 아닌 자발적인 봉사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묻어 나왔다.

음식은 오전 11시부터 나온다고 한다. 음식이 나오기 1시간 전부터 일찍 오신 어르신들이라 다소 의아했지만 곧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 급식소 내에 있는 노래방기기의 앰프를 통해 흥겨운 음악소리가 흘러 나왔다.

두 명의 여성이 앞에 나와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쳤고,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이 즉석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노래와 춤에 즐거워 하는 어르신들 주방에는 장금이 주부 봉사단이 음식을 준비하고 앞에서는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자원봉사자들의 노래와 춤에 즐거워 하는 어르신들주방에는 장금이 주부 봉사단이 음식을 준비하고 앞에서는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김도형

참사랑시민연합 무료급식소는 단순히 노인들을 위해 음식만을 드리는 곳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즐거운 사랑방이자 만남의 공간으로서 역할도 하고 있었다. 집에서는 홀로 쓸쓸히 외톨이로 계실 어르신들이지만 이곳에서는 동년배의 수많은 어르신들이 모여 계셔서 흥이 절로 난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편의시설로 가득한 집이라 할지라도, 노인과 같이 얘기나누며 즐겁게 지내줄 사람이 없다면 그곳은 노인에겐 무덤과도 같다.

참사랑시민연합 무료급식소에 모이신 어르신들을 보며, 모두들 오랫동안 장수 하시길 바래 보기도 했지만, 이미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고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말미를 준비하고 계실 어르신들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저며 오는 애틋한 마음도 들었다.

이러한 어르신들을 위해 남은 여생 즐겁게 잘 놀다가시라고, 음식과 노래와 재롱잔치들을 매일 같이 준비하시는 분들의 마음 또한 감동을 가져다 준다.

신경식 회장은 힘이 닿는데까지 어르신들을 부모님과 같이 모시겠다고 한다. 신경식 회장 또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남은 여생을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고 하지만, 앞으로 그 누가 이렇게 어르신들과 신경식 회장과 같은 분들을 위해 아낌없는 마음으로, 운영하기 쉽지 않은 무료급식소를 이어갈지 사뭇 생각들게도 만든다.

어르신들에겐 무료급식소가 가장 행복한 삶의 공간이다. 핵가족화 시대에 노인들은 늘 외롭지만, 이곳 무료급식소에서 만큼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어르신들에겐 무료급식소가 가장 행복한 삶의 공간이다.핵가족화 시대에 노인들은 늘 외롭지만, 이곳 무료급식소에서 만큼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김도형

10여 년을 이어온 무료급식소를 남들에게 알리기 싫어 조용히 살아왔다지만, 좋은 일은 이 사회에 널리 알려 사회에 귀감이 되도록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며, 음식준비에 바쁜 신경식 회장을 졸졸 따라다니며 귀찮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사람 좋은 일은 반드시 사회에 알려야 된다는 마음에 염치 불구하고 일하시는 현장의 사진을 찍어 본 날이었다.

신경식 회장과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하시는 모든 분들이 늘 건강하고 즐거운 일 많이 생기길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http://한국유통신문.com)과 한국유통신문 카페(http://cafe.naver.com/circulatenews), 블로그(http://blog.naver.com/flower_im)에도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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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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