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당선자가 4일 오후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조정훈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와 경북은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대구에서는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가 5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됐고, 경북에서는 3선에 도전한 김관용 현 도지사가 77%가 넘는 지지율로 무난히 당선됐다.
권영진 후보는 개표가 마감된 결과 55.95%를 얻어 40.33%를 얻은 김부겸 후보를 15.62%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대구시민들은 대구가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에는 공감하면서도 야권으로의 변화 대신 안정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권 당선자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대구에서 청구고등학교를 졸업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 그럼에도 몇 개월 사이에 대구지역 정치기득권을 가진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구시장이 된 것은 권 당선자의 개혁성에 대구시민들이 표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
권 당선자는 당선소감을 통해 "제가 당선된 것은 대구를 되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잘사는 대구, 행복한 대구를 만들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담겨있다"며 "경제혁신, 공직혁신, 교육혁신, 분권혁신, 안전혁신 등 5대 혁신을 반드시 성공해 시민이 주인되는 행복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대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들이 돌아오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는 을의 시장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구에서 '야당시장 대박론'을 외쳤던 김부겸 후보는 비록 지역민들로부터 선택받지는 못했지만 지난 2012년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40%대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지역 야권의 유력주자로 남게 됐다.
김부겸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야당으로는 역대 최고의 득표를 기록해 야권에서도 경쟁력있는 후보가 나설 경우 대구시민들이 표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 후보에 대적할만한 후보가 제대로 없었다는 것은 야권에서도 반성할 대목이다. 이번 선거에서 8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달서구에서 1곳, 통합진보당은 동구에서 1곳 등 단 2곳밖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시의원 후보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한 것은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