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춘천풍물시장 유세 현장에서 '종북 저격수' 김진태 국회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는 최흥집 후보. 김진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종북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사진 왼쪽에서부터 최흥집 후보, 김진태 국회의원, 황영철 국회의원.
성낙선
"이번 선거는 더 이상 볼 거 없다, 전부 1번을 찍어주면 된다"그 다음에는 전 KBS 아나운서로,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사건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정미홍씨가 연단에 올라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세월호와 관련한 이야기로 대부분의 시간을 채웠다. 그는 먼저 "서울은 지금 온통 노란 물결에 연일 시위 때문에 경찰이 항상 수천 명이 거리에 깔려 있고, 차를 타고 왔다 갔다 하기도 힘들 만큼 정신이 없고 막혀 있다"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그러고는 곧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다섯 번이나 했다"며 박 '대통령의 사과와 눈물'을 주제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다섯 번이나 공식 사과한) 그런 대통령의 사과를 가짜라고, 진정성이 없다고, 끝없이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고, 청중들을 향해 "여러분, 더 이상 어떻게 더 사과를 하고, 더 이상 어떻게 더 이 나라를 바로세우겠다는 말을 해야 그들이 우리 대통령의 진정을 믿어줄까?"라며 한탄했다.
그는 또 "우리 대통령께서는 이제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개조하겠다 이렇게 외치고 있다"고 하고 나서는, "그런데 (박 대통령이) 슬픔을 공감하는 능력이 없다, 구조된 사람이 174명이나 되는데도 아무도 구조하지 못했다, 이렇게 우기면서 무조건 대통령 물러나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과연 대한민국 사람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매섭게 비난했다.
이어서 그는 본론으로 들어가, 그 사람들이 "이 사회를 더 혼란과 무질서로 몰아가고 있다"며, 춘천시민들에게 "이번 선거를 통해서 이들을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계속해서 "이번 선거는 더 이상 볼 거 없다. 전부 1번을 찍어주면 된다"며, 유세 현장에 몰려와 있는 사람들을 향해 "그래서 대통령님의 그 처절한 눈물을, 여러분 그 눈물을 씻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작 이날의 주인공인 최흥집 강원도지사 후보는 그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도 그의 선거 슬로건인 "지금 강원도는 일하는 도지사, 힘 있는 도지사, 책임지는 도지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정미홍씨의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은 그 역시 앞서 나온 연사들과 마찬가지로, "강원도의 발전을 책임질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도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여당 도지사는 9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대통령과 소통하면서 강원도의 이익을 최고로 지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이 기회 놓칠 것인가, 안 놓칠 것인가"라는 말로 춘천 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또 난데없이 "춘천 속초 동서고속화철도 노선에 반드시 화천 양구를 경유하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춘천에서 속초로 가려는 철도가 화천과 양구를 거쳐 가려면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이날의 지원유세는 춘천풍물시장에서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유세 현장에는 최흥집 강원도지사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물론이고, 춘천시에서 출마한 시장 후보와 시의원, 도의원 후보들의 선거운동원들도 잔뜩 몰려와 있었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유세 중간 중간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청중들 사이에서 가끔 "나쁜X"라는 욕설이 양념처럼 끼어들었다.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무엇을 위한 선거인지 알기 힘든 유세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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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1번 찍어 대통령님의 눈물 씻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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