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가정사가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르며 후보자 간 공방전이 벌어진 가운데, 문용린 후보가 자신에게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한 고 후보에 대해 "고소·고발은 참아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조희연 후보도 다른 후보자들에게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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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가정사가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르며 후보자 간 공방전이 벌어진 가운데, 문용린 후보가 자신에게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한 고 후보에 대해 "고소?고발은 참아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 이창열
문 후보는 2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 후보에 대한 고소나 고발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전에 이미 문 후보를 보수단일 후보로 추대한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전국회의'에서 고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은 1일 고 후보가 "제 자녀를 이용해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며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며 즉각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딸 이용해 후보에서 끌어내리려는 박태준 가문-문용린 공작정치 맞서겠다").
문 후보는 "(고 후보 친딸의 행동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당시 박성빈씨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확인을 한 것"이라며 "(고 후보의 딸이) 제 '공작정치'에 휘말렸다고 얘기하는 고 후보를 보고 굉장히 분개했지만, 지인들 의견을 듣고 생각해보니 고소·고발 같이 험한 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문용린 "'공작정치' 사실 아냐" 일축... 조희연 "초심으로 교육 고민해야"
문 후보는 이어 "글을 올리기 전에 미리 알고 있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당일 (개인전화가 아니라) 캠프로 전화가 오고 비서실장에게 연결돼 제가 받은 것"이라며 "그 외 어떤 사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없었다, 그 전에는 통화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문 후보를 보수단일 후보로 추대한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전국회의'는 고 후보가 전날 딸의 페이스북 글을 해명하면서 문용린 후보의 정치공작을 거론한 것과 관련, 같은 날 오후 1시께 고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측이 지지단체를 통해 고 후보를 고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문 후보 측은 이 또한 지나친 추측이라고 거리를 뒀다. 문 후보 측 황석연 소통실장은 "그 단체(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전국회의)의 고발 사실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고발할 거면 저희가 직접 했을 거다, 지지단체를 이용해 고발했다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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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흙탕 싸움 중지하라" 조희연 민주진보 단일 서울교육감 후보는 2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길거리 기자회견을 열고, "문용린-고승덕 후보는 진흙탕 싸움을 중지하고, 정책대결을 하라"고 호소했다. ⓒ 이창열
한편 조희연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운동 과정도 교육적이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교육을 고민하는 후보자 본연의 자세와 초심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관련기사: 조희연 "문용린, 고승덕 개인사 선거 이용 말라").
그는 "막판 교육감 선거가 이전투구(泥田鬪狗:자기 이익을 위하여 볼썽사납게 싸움)식의 비교육적 선거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고 후보의 개인사가 주목을 받는 건 서울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잘못된 드라마는 잠시 치워두고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고 후보는 오늘 공식유세는 없으나, 강남구 등 지역을 돌며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을 만나 조용한 '그림자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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