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초 북경에서 인쇄업을 할 때 쓰던 원경선 원장이 쓰던 책상. "북경에서 가져와 부서지지 않으니 60년 넘게 썼다"고 한다
이정환
원경선 기념관은 풀무원 농장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서 있었다. 작년 1월 8일 향년 100세를 일기로 타계하기 전까지 원경선 원장이 8년 여 말년을 지낸 자택을 리모델링한 곳이라고 한다. 유기농 농업과 환경·생명보호·평화운동에 평생을 헌신한 그의 기록들이 전시실 4곳에 정리돼 있었다.
"인류가 타고 가는 수레바퀴도 마차의 두 바퀴 같아서 도시와 농촌이라는 양쪽 바퀴가 같이 굴어가야 하는데, 도시라는 바퀴만 굴러가고 농촌이라는 바퀴는 굴러가지 못해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경제, 교육, 문화 모두가 도시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여전히 유효한 그의 강연 메모. 사람 뿐 아니라 닭, 소, 말, 돼지, 토끼 등의 '똥' 성분을 분석한 메모나 "인류가 살아 남으려면 농민들의 양심적인 각성과 공해에 대한 지식의 계몽과 무공해 농법에 대한 기술 지도가 필요하다"는 원고들은 '정농(正農)'에 대한 고인의 열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원경선 원장의 검소한 삶을 나타내는 전시품들도 눈에 띄었다. 1940년대 초 북경에서 인쇄업을 할 때부터 쓴 책상, "북경에서 가져와 부서지지 않아 60년 넘게 썼다"고 한다. 남편과 함께 풀무원 공동체를 꾸렸던 원경선 원장의 부인 지명희 여사(2009년 타계)의 '통합 일지'도 인상적이었다. 금전 출납 내용은 물론 그 날 일어난 일, 부부 건강 상태 등이 꼼꼼하게 기록돼 있었다.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철쭉 등에 물을 준 날짜를 확인하며 그들의 '생명 존중'이 일상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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