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추모 인천청소년촛불문화제’에서 한 청소년이 자유발언을 하며 흐느끼고 있다.
장호영
공연 중간에 용기를 내 무대에 선 청소년의 자유발언은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난 정부와 언론, 어른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해 이목을 집중시켰고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얼마 전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다녀왔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한 김은희(15)양은 "수많은 사람들이 안치된 현장에서 울부짖는 유가족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무책임한 대응으로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정부가 원망스럽다. 도저히 내 미래를 이런 나라에 믿고 맡기지 못하겠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마지막 순서로 '천개의 바람이 되어' 노래를 개사한 '천개의 촛불이 되어'를 참가자들이 함께 부르자, 행사장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촛불문화제에선 공연과 자유발언 외에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세월호 희생자 추모 배지 나눠주기'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촛불문화제가 끝난 후에는 무대 뒤에 걸려있던 대형 현수막에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언니가 참여한다고 해 함께 왔다는 정다은(13)양은 "촛불문화제 참가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했고, 왜 언니·오빠들을 구하지 못했는지, 정부가 원망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혜림(15)양은 "세월호 사고로 많은 희생이 있었는데, 직접적 도움은 못주지만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참여했다"며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며 세월호 사고가 정말 큰 사건이었고 희생이 컸다는 것을 실감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있다면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길을 지나가다 끝까지 참여하게 됐다는 황수민(21)씨는 "이런 행사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가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바람이 더욱 세게 불었다. 주안역 앞 광장을 가득 채운 노란 리본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이, 마치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이들에게 건네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인사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