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중앙고 하인경/ 과연 우리는 옮은 성교육을 받고 있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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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순결은 반대말인가요?4명의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혼전순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혼전순결을 꼭 지키려는 사람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종교인과 독실한 신자가 그렇다. 두 번째는 첫 경험은 일생을 같이 할 사람과 하고 싶다는 플라토닉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성행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다. 과거에는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남자가 여자에게 순결을 요구하는 풍조였지만 요즘 그랬다간 아마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바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청소년들은 순결의 의미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정혜지(여) : 전 개인적으로 키스 이상의 행위는 전부 다 순결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몸을 만지고 보면서 할 거 다해놓고 자기는 순결하다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은지(여) : 성관계만 아니면 순결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성관계를 한다는 게 불결하다는 건 아니고, 그냥 일반적으로 말하는 순결의 의미 그대로 성관계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해요.이동규(남) : 저는 만약 한 여자가 성행위를 했다고 해서 그 여자는 순결을 잃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상해요. 순결이란 단어도 누군가의 신념에 따라 만들어진 단어잖아요. 하인경(남) : 순결이란 단어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남녀 간에 사랑하면 어떤 식으로든 표현할 수 있는데, 그 행위를 순결이란 말로 구분한다는 것은 좀 아닌 거 같아요.
순결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사욕, 사념 따위와 같은 더러움 없이 깨끗함"이다. 그렇다면 자위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자위도 성욕을 가지면서 하는 행위이니 순결을 잃은 거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이 관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자위도 순결을 잃은 것일까?
정혜지(여) : 다른 여자와 성행위를 했다는 건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혼자서 성욕을 해결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해요.하인경(남), 이동규(남) : 당연히 아니죠. 그럼 저희의 순결이 깨졌다는 건데(?) 저희는 아직 순결한 청소년이랍니다. (이구동성)요즘 드라마 소재로 '불륜'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배우자의 '문란한 과거'를 문제 삼는 내용의 드라마도 많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배우자의 과거로 이혼하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과연 배우자의 과거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동규(남) : 저는 제 배우자가 될 사람이 혼전순결을 지켰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저와 결혼하기 전에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한 번 쯤은 할 수 있지만, 문란했던 사람의 과거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듯해요.
정혜지(여) : 솔직히 다른 여자랑 했다는 사실이 기분이 굉장히 나쁠 것 같아요. 저도 한두 번 쯤은 용서가 되지만 아무 여자나 잡고 그렇게 하는 남자라면 정말 싫을 거 같아요.
하인경(남) : 저는 좀 다른데, 저와 결혼하거나 연애하기 전에는, 저랑 아무 상관이 없었던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과거가 어떻든 간에, 지금 나와 사귀면서 바람만 피지 않는다면 과거는 아무 문제없다고 봐요.
이은지(여) : 저도 상관없어요. 지금 저를 좋아해 준다면, 제가 좋아한다면 무슨 문제가 될까요? 과거보다 나와 함께한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하죠. 현재와 미래의 외도는 용서 안 되겠죠.많은 이들이 자신의 배우자가 결혼 전까지 정조를 지키길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다. 또 혼전순결을 결혼 조건으로 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작 자신들은 혼전순결을 지키려 할까?
하인경(남) : 못 지킬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굳이 지켜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배우자도 안 지켜도 돼요.
이동규(남) : 저는 지키고는 싶은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정혜지(여) : 전 지킬 수 있으면 지키고 싶어요. 근데 제 배우자 될 사람한테 그걸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이은지(여) : 꼭 지킬 필요가 없는 거 같아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혼전순결이라는 다소 '쑥스러운 주제'에도 각자 생각을 밝히고 토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처음에는 조금씩 자신을 포장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꾸밈 없이 진실된 '19금 토크'는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같은 생각을 공감하는 솔직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청소년들은 조만간 더 큰 사회로 나간다. 그 속에서 자신의 인연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을 꿈꾼다. 아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배우자와 첫키스 하기를 바라고, 그의 경험이 처음이길 바랄 것이다. 청소년은 스스로 어리다고 여기고, 성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혼전순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모두 제각각이겠지만 누구나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순결과 섹스, 사랑의 개념도 서로 다름이 존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청소년들이 배려와 사랑이 동반된 건강한 성의식을 가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잘못된 성문화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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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청소년들에게 건강하고 건전한 공동체문화의 장을 열어 줌으로써 그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공간, 그리고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 청소년들과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인 비영리 법인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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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했다고 '순결 잃었다' 생각하는 건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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