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입한 직후 금수원 "우리가 남이가" 경찰이 2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한 가운데 검찰이 차량으로 진입한 직후 우리가 남이가 라고 적히 현수막을 붙히고 입구를 봉쇄했다.
이희훈
'순교불사'를 내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과 유병언 부자에 대한 구인·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공권력의 충돌 우려는 기우로 판명났다. 검찰은 유연하게 대처하며 유병언 일가와 구원파 신도들을 분리하는 데에 성공했다.
21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이 금수원에서 집행한 법적절차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구인영장, 아들 유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다.
평화적으로 금수원에 진입한 배경은?검찰은 유병언 전 회장이 지난 17일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한 상태여서 이날 검찰의 주안점은 유씨 부자의 신병확보가 아니라 압수수색을 통한 추적 단서와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확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평화적으로 이뤄진 압수수색의 백미는 검찰이 유병언 일가와 신도들을 분리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의 '오대양사건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무관하다는 걸 확인해달라'는 요구에 적극 호응했다.
지난 20일 신도들이 이같은 요구를 내걸자마자 수사팀장인 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이 "오대양사건 문제에 대해선 이미 과거 검찰에서 수차례 철저히 수사했고 집단 자살이 기독교복음침례회 측과 무관하다는 것은 사법절차에서 이미 확인됐다"고 화답했다.
신도들은 검찰의 이같은 언급으로 오대양사건 연루 의혹이 풀렸다고 판단하고 검찰이 금수원으로 진입하도록 '협조'했다.
21일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 수사팀은 "금수원 측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원활하게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오대양사건은 과거 검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수사했고 수사기록상 집단자살이 기독교복음침례회 측과 관계 있다거나 5공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수사팀은 이어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협조를 기점으로 종교탄압 등 각종 의혹을 말끔히 해소함은 물론 검찰수사가 청해진해운과 관계사 경영상 문제에 대한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향후 수사에 전향적으로 협조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수사가 종교탄압이 아니라 유병언 일가 비리 수사이니 앞으로도 신도들이 한 발짝 비켜서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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