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의 한 회원이 '반정부 시위'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라는 문구를 붙이자 "세월호 희생자와 민주주의 부활을 위한 겁니다!"라고 맞받아 쳤다.
남관우
보수단체의 방해가 가장 심했던 곳은 LA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오후 6시로 예정된 추모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보수단체 회원 20여 명이 먼저 집회장소였던 총영사관 앞 공간을 선점했다.
초와 꽃이 놓여있는 '생환기원소' 탁자를 밟고 올라가 "반정부 시위 -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라고 쓰인 종이를 붙인 것을 시작으로 방해시위는 계속되었다.
이들은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묵념을 올리고 집회를 시작하자 사이렌을 울리고 호루라기를 불었고, 여성 참가자들과 아이들에게까지 욕설과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경찰이 나와서 정리를 하고 추모집회 측이 침묵행진을 시작하면서 충돌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본 사람들에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6학년 (중1)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엄마 아빠가 매일 한국 뉴스를 보면서 우는 모습을 봤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늘 엄마하고 같이 여기 나와서 일도 돕고 하늘나라로 간 언니 오빠들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하러 나왔어요. 그런데 할아버지들이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니까 너무 무섭습니다."
유모차에 어린 아이를 태우고 나온 한 주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많이 슬픕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어떻게 이리 다른 주장을 하는지. 그 분들도 자식을 키우고 손자 손녀를 키우셨을텐데, 어떻게 분향소 책상을 신발을 신은 채로 올라가고 묵념을 하는데 사이렌을 울리죠? 이건 현 정권을 지지하고 비판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나온 어린 아이들 면전에서 어떻게 그리 저속한 욕설을 해대는지, 정말 말이 안 나옵니다."그러나 그는, 이럴수록 집회에 더 나와야겠다고 덧붙였다.
보수단체는 시끄러운 방해집회를 열어서 사람들을 소극적으로 만들어 더 이상 항의집회에 나오지 않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자극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날 집회에는 500여 명이 모여 그동안 열린 LA의 추모집회 중 최대 인원이 참가했다.
"광주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 했는데 우리가 못할 게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