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시절인 2010년 섬진강 시멘트길 조성이 환경파괴 논란이 일자 사업설명회를 주선해 주민들 입장을 전하고 있는 정정섭 구례군수 후보
조성봉
정 후보는 자신의 정책 기조를 세 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공직자들의 청렴과 자연환경 활용, 소통이 핵심이다.
"공직자들이 청렴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사심을 버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지요. 하늘이 준 천혜의 조건 역시 잘 활용하려고 합니다. 관광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맛을 즐기는 것인데, 이를 농업과 연계시켜 지역민들의 소득을 증대 시키려 합니다. 소통도 중요한데, 행정과 주민, 젊은이들과 노인세대, 원주민과 귀농자의 의견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어르신들에게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소통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생각입니다."사실 정 후보만이 아니라, 군수에 출마한 대부분 후보자들이 지리산과 섬진강으로 대표되는 자연환경 활용을 강조한다. 그간 많이 나온 것이 케이블카, 골프장 건설 등이다. 같은 방향인지 궁금해 케이블카 건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케이블카 문제는 일단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지리산 성삼재까지 올라가는 도로가 있는 상태에서 어떤 게 주민에게 더 도움이 되느냐를 따져봐야지요. 케이블카 문제는 사실 중앙정부의 잘못이 큽니다. 하려면 다 하든가, 아니면 다 안 하든가 해야 하는데, 지리산권 지자체들의 갈등만 유발하고 있거든요. 현 군수가 8년간 공약을 내놨지만 전혀 실행이 안 되는 사안입니다. 케이블카를 활용해 제대로 돈 버는 곳은 전국에 하나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사실 예전에 제가 사는 산동면에 골프장 건설 논란이 있을 때도 가장 앞장서서 반대했습니다.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엄청 욕을 먹었습니다만 득보다 해가 더 많은 사안이었습니다. 그래도 지역주민들은 지난 도의원 선거 때 몰표로 저를 응원해 주셨습니다."정 후보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해야 하는데, 주체는 사람이어야 한다"라며 "관광자원으로 주민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빽' 없는 후보, 이번에도 승리할까그는 군수로 당선하면, 주민이 군수의 업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매달 '일일 군수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농민회장 할 때 기아자동차 노조와 자매결연을 맺고 구례에서 생산된 쌀을 납품하고, 북녘으로 보낸 경험을 토대로 '기아자동차 수련장' 지역 유치도 내걸었다. 또 그는 노인 복지를 위한 복지재단 설립,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등 '지역 농산물 세일즈맨'을 자처했다.
하지만 선거 전망이 밝은 건 아니다. 행정관료 출신으로 새정치연합 후보로 나서는 현직 군수와 전직 군수가 강력한 경쟁자다.
현직 군수는 3선 연임 도전이고, 재선 경력의 전직 군수는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던 인물로 지난 선거에서 현 군수와 대결해 아깝게 패했을 만큼 기반이 탄탄하다.
선관위에 신고한 개인 재산도 후보들 중 가장 적다. 최하 3배에서 최대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읍이 아닌 면에 살고, 조직이라고 해봐야 농민회와 여성농민회 등이 전부다. 선거자금은 펀드를 통해 마련 중이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주민의 요구사항에는 되든 안 되는 무조건 '하겠다'고 말해야 하는데, 후보님이 거짓말을 못 하니 돕는 사람 처지에서는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기대하는 건 변화의 바람이다. "바꿔보자"는 주민의 의지가 무명의 농민을 도의원에 당선시켰 듯이, 이번에도 주민만 보고 가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주민들의 주인 의식을 높이고, 자치시대 시민의식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정당의 지배가 지속되는 지역에서 고정된 틀을 깨고 농민회장 출신 후보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구례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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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러브콜 거절... 그것도 전라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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