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등을 통해 집회를 갖자고 연락했는데, 100명 이상이 2차례에 걸쳐 모였다. 지난 12일 새벽 전주 중산공원에 모인 대리운전노동자들. <사진제공 - 전국대리운전 노동조합 전북지부>
전국대리운전 노동조합 전북지부
-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행정적 도움을 받고자 노력한 적은 없나?"이중보험에 대해 재작년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단체보험은 회사의 자유로 회사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과다 수수료 문제는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너무 억울해서 헌법을 찾아봤다. 119조에 이런 구절이 있더라. '국가는 국민소득 분배를 관장할 권한이 있다.' 이 말대로라면 행정기관이 직무유기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민원을 제기했을 때도 공정거래위원회는 면접이나 통화를 하지도 않았다."
-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는 말인데, 노조를 조직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최근에 전북지역 대리업계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단체와 15%를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단체가 심각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85%를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단체가 시장을 독점하려는 태도를 취하면서 대리기사들이 무척 힘들어졌다.
최근에 이 단체가 자기 사업자단체의 '콜' 세 건을 오후 11시까지 수행하고 상대 사업자단체(15% 점유 단체) 콜을 수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만약 세 건을 수행하지 못하면 '락'(잠근장치) 기능을 걸어 '콜'을 받을 수 없도록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락'에 걸린 대리기사는 다른 대리기사들에 비해 '콜'이 약 5초 늦게 자신의 휴대전화에 뜬다, 짧은 시간이라고 볼 수 있지만, 5초가 늦으면 다른 대리기사들이 '콜'을 잡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렇다 보니 오후 11시까지 '콜'을 수행하기 위해 노동강도가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도 뭉쳐보자'고 제안했다. 지난 5월 3일 전주 중산공원에서 오전 1시에 집회를 열었다. 그날 220명의 대리기사들이 모였다.
나는 100명만 모여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모이는 것을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다들 억울함이 컸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시 집회에서 여러 노동자들이 발언을 했는데, '잠깐 모이는 것으로는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노조를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다들 동의했다.
그리고 두 번째 집회를 지난 12일 오전 1시에 중산공원에서 열었다. 그때는 130명이 모였다. 그리고 120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아마 이번 파업에는 400~500명 정도가 동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취 손님보다 사업자단체의 책임 회피가 문제"- 술 취한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감정노동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시민들이 대리기사를 낮게 보는 태도와 음주한 손님들의 태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 대리기사들도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해 사업자단체가 취하는 태도다. 현재 대리기사들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사업자단체와 개인사업자로 개별 계약을 맺고 있다. 그렇다 보니 사업자단체가 우리의 노동조건을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
신입 대리기사들은 음주 손님 대하는 법과 여러 안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는 기사가 들어오면 바로 현장에 투입시킨다. 당연히 손님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고, 서비스의 질도 떨어진다. 대리운전 시장이 작아질 수도 있다.
노동조건, 환경, 복지 등은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사업자단체는 이런 책임은 회피하고 '갑'의 위치에서 우리를 종속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고용관계와 노동조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 사업자단체가 무책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하나 말해줄 수 있나?"픽업 차량이라는 것이 있다. 전주로 보면 '콜'이 많이 없는 동산동 같은 외곽 지역에 손님을 모시고 나면 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럴 때 사업자단체가 준비한 픽업 차량으로 돌아온다. 이 차량이 현재 전주에 한 대가 운영되고 있다. 그것도 85% 점유율을 보이는 사업자단체가 아니라 15% 점유율을 보이는 사업자단체가 이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는 두 대였는데, 최근 두 단체가 경쟁하면서 점유율이 큰 단체가 운영비를 내지 않으면서 한 대로 줄었다. 전주에만 대리기사가 1000명인데, 너무 부족하다.
당연히 외곽에 가는 손님을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사업자단체는 이런 것을 방지한다고 우리에게 '콜'을 내릴 때 '도착지'를 공개하지 않는다. '콜'을 받고 도착지가 외곽이라면 절망할 수밖에 없다. 취소하면 벌금이 1000원 붙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가는 것이다. 만약 픽업 차량을 증차한다면 대리기사들이 시 외곽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구의 경우, 픽업 차량만 48대를 배치하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우리가 원하는 것은 노사협의체를 만들고 전국 대리기사 표준 수준의 노동조건과 복지 수준이다. 높은 수수료와 이중보험 등 대리기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대리기사들의 분노는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업자단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노동환경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