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계수범박동 근처에 버려진 토기를 이용해 꽃을 심었다
박새로미
[5월 1일 오전 10시] 작전명 : 메이데이, 꽃으로 점령하라5월 1일 근로자의 날이자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 부천시 게릴라 가드너들은 삼정동에 집결하길 바란다 오버.
게릴라 가드닝은 버려진 공간이나 쓰레기로 방치된 공간을 정원으로 가꾸는 운동이다. 처음 이 운동은 땅을 땅답게 사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벌어졌다. 방치된 땅은 대부분 주차장이나 쓰레기장, 혹은 범죄가 일어나는 장소로 변하기 쉽다. 게릴라 가드너들은 꽃으로 이곳을 '공격'한다. 그렇게 꽃밭을 공유화하는 것과 동시에, 땅주인에겐 땅을 소중히 다루길 충고한다.
게릴라 가드너들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반란을 일으킬 장소를 물색한다. 이날 공격한 부천 삼정동 담벼락은 주민들이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었다.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인 만큼 화단을 만드는 데도 총력을 기울였다.
가드너들은 "동네 주민들에게 티 내면서 하는 건 게릴라가 아니라 정규군이다"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마실 나온 할머니는 꽃밭을 보곤 "여기 담벼락은 늘 쓰레기를 버리거나 자동차를 세워놔서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꽃을 심어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한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우려를 내비쳤다. "주인이 없기 때문에 이 꽃들은 다 뽑아갈 것이다, 그리고 물은 누가 먹이나?"라고 말이다. 공유지의 비극이다. 하지만 내 것처럼 생각하고 아낀다면 유지되는 건 어렵지 않다. 게릴라 가드닝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문제의식을 심어준다. 그리고 시민이 주인이라고 마음먹는다면 문제의식은 주인의식으로 바뀔 것이다.
게릴라 가드닝을 하는 주체와 비용이 궁금했다. 질문을 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역시 게릴라가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