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절하는 실종자 가족 "우리 아들과 딸 돌려주세요"세월호 침몰사고 29일째인 14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가족의 하루빨리 돌아오기만을 기원하며 바다를 향해 엎드려 절을 드리고 있다.
유성호
한 사람씩 이름이 호명됐다. 가족들은 어른 이름 끝에는 "빨리 오세요"를, 학생에게는 "집에 가자"를 붙여 세 번씩 불렀다. 이날 오후 수습된 시신 1구 포함해 일반인 8명, 단원고 교사 5명, 단원고 학생 16명, 총 29명의 이름을 차례로 외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는 커졌고 몇몇 가족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호명이 끝나자 통곡이 시작됐다. 가족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난간을 부여 잡았다. 아들, 딸, 동생, 조카 등의 이름을 부르며 바다에 말을 걸었다. 한 아버지는 바다를 향해 엎드려 절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어머니는 쉰 목소리로 "우리 딸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데…"라며 "빨리 나와 내 딸, 보고 싶다 내 딸"이라고 불렀다. 다른 어머니는 "제발 꺼내만 달라"며 "안아보게 해달라"며 흐느껴 울었다. 한 아버지는 "엄마, 아빠 손잡고 집에 가자", "더는 못 참겠다, 어서와", "선생님 애들 데리고 제발 나오세요"라고 외쳤다.
일부 자원봉사자들도 나와 실종자가족 곁을 지켰다. 자원봉사자 정구상(59·경남 함양)씨는 "먼저 딸을 잃은 아픔이 있어서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을 이해한다"며 "세월호 참사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다 어른들 불찰이고 다시 어른들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 "정부는 가족들 돌려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