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이끼자연은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사람의 손으로 가꾸지 않은 산골짜기 작은 도랑 옆 사태지역에 이끼가 먼저 자리하고 작은 관목(진달래)가 뿌리를 내렸다.
정덕수
또 다른 목적 한 가지가 더 있다. 마을사업을 다른 고장이 이미 진행한 사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어떤 마을에서 표고재배를 많이 해 고소득을 올린다는 정보를 얻으면 당장 그곳을 견학하고 그대로 따라가려 한다. 떡으로 성공한 마을의 사례를 보고 떡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사람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떡을 만드는 마을은 이미 오래전부터 떡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풍족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우선 참고해야 한다. 제법 많은 벼농사가 가능했던 지리적 여건과 함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남은 쌀을 활용해 떡을 만들어 보다 높은 이득을 얻고자 오래전부터 노력했던 토대 위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표고재배도 마찬가지다. 표고를 재배하기 위해서 필요한 선결과제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된다. 표고재배를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참나무 원목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 배지재배법이란 방식이 도입되었으나 상품의 가치가 참나무를 활용한 재배에서 받는 평가에 미치지 못한다.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개입을 국가로부터 받는 국립공원에 인접한 지역에서 가까운 산에서 표고를 재배할 참나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외지에서 표고목을 구입해 가져와야 하는데 원하지 않는 운송비가 경비로 시작부터 들어간다.
간단히 말하면 지리적 여건과 환경을 비롯해 다양한 부분을 검토했을 때 가장 적합하고 타당성이 높으며, 동시에 다른 고장과 차별성을 둘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해야 실패를 막을 확률이 높다.
설악산을 위시해 점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끼고 동쪽에 자리한 마을의 특성을 살피고, 생산과 소비가 원활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가를 고려했을 때 가장 먼저 선택해 진행할 사업의 해답은 쉬워진다.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코스가 이곳 오색리다. 그리고 오색령(한계령)과 등선대라는 절경을 간직한 마을이며 주전골을 비롯해 많은 자연적 자원을 지닌 덕에 연중 탐방객이 들고 난다. 그들을 대상으로 추억과 건강을 상품으로 제공하면 어떤 사업을 하거나 성공할 확률이 높다. 단, 추억은 물론이고 건강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낼 줄 아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사는 땅 한반도를 일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했다. 이 계절엔 절로 그 말에 동의하게 된다. 더구나 천하절경이라 해도 무리가 아닌 설악산에서 금수강산을 말하지 않으면 어디서 이 말을 하겠는가.
더러 사람들은 금수강산의 의미로 금강산이 차용되어 붙여진 이름으로 안다. 그러나 금수강산과 금강산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녔다. 이번엔 이런 금강산과 같은 의미를 지닌 들꽃 하나를 소개한다. 금수강산(錦繡江山)은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매우 아름다운 산천'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금강산(金剛山)의 금강은 '쇠처럼 굳세다'는 의미다. 금강초롱, 금강봄맞이, 금강제비꽃 모두 그런 의미로 '금강(金剛)'이라는 이름을 앞에 더 붙이고 있다. 그중에서 지금부터 6월까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금강애기나리에 대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