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자 문화일보 1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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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수 성향의 일부 일간지들은 정부의 '경제 살리기'를 통한 출구전략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로 세월호 사고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와 그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분야를 부각시키는 식이었는데, 가장 적극적인 것은 <문화일보>였다.
사고 열흘째인 4월 25일자 사설에서 처음 '세월호 참사, 경제충격도 고심할 때다'라는 주장을 했던 <문화일보>는 5월 7일 <개그프로 결방에 개그맨 생계 걱정>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틀 후인 9일에는 <단체관광 취소 따른 손실만 276억>이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가 회복세를 이던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 경제 지표로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이대로 가다간 3년 만의 경기 회복 불씨 꺼진다>(조선), <세월호 쇼크, 경기 회복 불씨 꺼뜨려선 안 돼>(중앙) 등의 기사를 통해 소비 위축 현상을 강조했다. 보고서에서는 <문화일보>의 보도 중 "(세월호 참사로) 웃겨야 사는 이들이 웃길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대목을 인용하며 "이런 기사가 난다는 것 자체가 요즘 말로 '웃프다'"고 비평하기도 했다.
유족을 '조급증'으로, 정부 비판하는 이는 '종북세력'으로...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는 박상후 전국부장의 <[함께 생각해봅시다] 슬픔과 분노 넘어서야>에서 유가족의 조급증이 잠수부의 죽음을 불렀다는 식의 보도를 해 공분을 샀다. 이 보도에서 박상후 부장은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실제로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수부 장관과 해경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고 압박했다"라고 발언했다.
또 동일본 대지진 때 평정심을 유지했다는 일본인의 사례와 쓰촨 대지진 때 애국심을 발휘했다는 중국의 사례를 든 후 "세월호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다"며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과 비교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MBC 기자 121명이 박 부장의 리포트와 세월호 관련 MBC 보도가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성명을 내놓았다고 밝히며 위의 리포트를 '최악의 보도'라고 평했다.
유족이나 정부의 대처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선동' 혹은 '몰상식'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MBC만이 아니었다. TV조선과 채널A 등 종편 방송들은 세월호와 관련되어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반정부 선동'이라고 단언했다.
TV조선은 6일자 뉴스의 <간식상에 '대통령 비난 글'>에서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해 대통령 하야 공세로까지 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고, 채널A는 같은 날의 <국민 슬픔에 편승한 '반정부 선동'> 보도에서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려는 정략"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원색적 비난 퍼부은 종편 시사토크프로그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