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노란손수건' 카페 회원이 '돈 보다 안전입니다' '돈 보다 사람입니다. 그런 세상 만듭시다!'가 적힌 손수건을 들고 있다.
권우성
촛불 행사장까지 3.5km 침묵행진 끝없는 행렬노란 천에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쓴 펼침막을 든 선두를 따라 노란리본 잇기에 참가한 시민들은 경기도미술관 뒤 오솔길을 따라 단원고~안산시청을 지나 국민촛불 장소인 안산문화광장까지 3.5km를 침묵행진 했다. 단원고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뒤를 돌아 본 행렬의 끝은 여전히 경기도미술관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시민들이 침묵행진에 들어 간 시간 화랑유원지 소공연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다짐을 위한 청소년YMCA 회원대회'가 열렸다. 전국YMCA 중 고등학교YMCA가 있는 30여 곳에서 참가한 고등학생 500여명과 지역 실무자들은 별도의 추모 예배를 갖고 4시 30분 안산문화광장으로 추모행진을 나섰다.
이날 추모예배를 주최한 청소년YMCA 전국대표자회는 '단원고 친구들을 잊지 않고, 우리의 또 다른 가족이 되신 분들을 잊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진짜 모습을 잊지 않고, 세월호 사고에 대해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4가지 입장문을 발표했다.
세월호 침몰로 안산청소년YMCA TPO아카데미 회원이었던 단원고 학생 5명이 희생당했고,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오후 6시부터 안산문화광장에서 불을 밝힌 2부 '끝까지 밝혀줄게-국민촛불 켜기'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함께 정부에 조속한 수색작업을 촉구하고 진상규명을 바라는 온 국민의 마음을 담아 다함께 촛불을 들었다.
행사 전 화랑유원지부터 2km를 걸어 촛불광장까지 침묵 행진한 시민들을 만났다.
"단원고 언니 오빠들께 묵념하러 왔어요." - 송정은(안산 경일초교 6학년)"충남 아산에서 왔구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엄마예요. 사고 접하고 2주 동안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 너무 기가 막혔어요. 절망에 빠져 있고 화가 났었는데, 이젠 내가 시민으로서, 학부모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하자고 해서 참석하게 됐어요." - 성은기씨(43, 주부)"성남에서 왔는데, 이 정부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지는 데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싶었고… 막상 현실이 이렇게 되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가를 너무 몰라 봤구나하는 자괴감이 들어요." - 김영호씨(56, 자영업)2부 국민촛불 켜기는 오후 6시 15분 개회 및 묵상을 시작으로 안산시고교회장단연합이 제작한 '세월호 영상' 상영, 태안불법사설 해병대캠프유가족의 추모, 엄마의 노란손수건의 격문 '왜 그랬습니까?' 발표, 민변 세월호대책위원회 권영국 변호사 발언, 박래군 인권운동가 발언, 안산시민사회연대 공동대표 4인의 행동선언 등으로 진행됐다.
안산시민사회연대는 2부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1만30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8시 15분경. 국민촛불 켜기가 끝난 후 이날 행동의 마지막 순서인 3부 '함께 걷기-국민들에게 호소합니다' 가두행진이 시작됐다. 가두행진은 안산문화광장을 출발, 안산시청을 지나 중앙역 광장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행진을 하면서 연도에 선 시민들에게 '함께 기원하고, 추모하고, 진실을 밝혀 줄 것'을 호소했다. 안산에서 심야에 도심지를 가르는 촛불 가두행진이 펼쳐지기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6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