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주민
조호진
국민의 목숨이 위험한 이 나라에선 생명 존중은 없습니다.
국민의 책임만 있을 뿐인 이 나라에서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통치자의 무한권력만 보장하는 신독재공화국에서
폭력에 쫓기며 사는 우린 국민이 아니라 노예입니다.
권력의 두려움에 떠는 우린 자기 검열하는 신민입니다.
봄꽃도 자식도 행복하지 않은 이 나라에서
하늘도 식구도 희망차지 않은 이 나라에서
권력과 재벌만 행복한 승자독식의 이 나라에서
형제도 이웃도 없는 무한경쟁의 이 살벌한 나라에서
끝끝내 거짓 희망에 붙들린 노예로 살다 죽고 싶지 않습니다.
권력의 하수인으로 살다 자식을 죽이는 아비가 되지 않겠습니다.
내 자식만 1등을 만들려다
내 식구만 잘 살게 하려다
끝끝내 참살(慘殺)당하고 마는
이 나라 죽음의 땅과 바다에
부패한 거짓 희망을 묻습니다.
도취한 거짓 행복을 묻습니다.
그리하여, 자식과 함께 살기 위해 촛불을 켜렵니다.
그리하여, 이웃과 함께 살기 위해 싸움을 하렵니다.
내 자식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켤 수 없는 희망의 촛불
내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켤 수 없는 행복의 촛불
심장에 불붙인 이 촛불은 권력도 폭력도 끌 수 없습니다.
참 희망이고 참 행복인 촛불로 인해 우리들은 살 것입니다.
이 나라의 가난한 아비어미여
이 나라의 힘없는 아비어미여
빈손에 희망의 촛불을 어서 드세요.
나약한 가슴에 용기의 촛불을 켜세요.
두려운 입술로 뜨거운 노래를 불러요.
산고로 낳은 내 자식새끼를 살리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