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는 ‘이밥’이고 ‘입하(立夏)’다.
김종신
이팝나무는 '이밥'이고 '입하(立夏)'다. 이밥은 이팝나무의 꽃이 조선 이씨 왕조나 지배 계급이나 먹을 수 있었던 이밥(쌀밥)에 비유한 것이다. 또한, 여름이 시작된다는 24절기 중 하나인 입하(立夏)에 꽃이 피기 때문에 생긴 입하목이라 불리다 차츰 입하가 이파, 이팝으로 되었다고도 한다.
이팝나무 하얀 꽃 너머에는 슬픔이 하얗게 내려 있다.
'옛날 옛적 경상도 어느 마을에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이 며느리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다. 가난해 평소 쌀밥을 먹기 어려운 며느리. 제삿날 조상께 올릴 쌀밥이 제대로 되었는지 알기 어려운 며느리가 제대로 뜸이 들었는지 몰라 밥알 몇 개를 먹었다. 그때 마침 시어머니가 부엌에서 이 모습을 보았다. 며느리가 제사에 쓸 밥을 먼저 먹었다고 엄청나게 구박을 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구박에 못 이겨 결국 뒷산에서 목을 매고 죽었다. 이듬해 며느리가 묻힌 무덤가에서 나무가 자랐는데 하얀 꽃을 가득 피웠다. 이밥에 한 맺힌 며느리가 죽어 생긴 나무라 하여 동네 사람들이 이 나무를 이팝나무'라고 불렀다.'(참고 :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 사전>) 이팝나무를 보면 밥맛 없다고 투정해온 나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로도 알려졌다. 흰꽃이 많이 피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사실 이팝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모내기가 시작인데 땅에 수분이 충분하면 나무는 많은 꽃을 피울 것이다.
물을 좋아하는 벼와 생육조건을 닮은 이팝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웠다면 결국 벼도 가을에 풍년을 맞는 셈이다. 이팝나무의 꽃은 5~6월 피는데 꽃은 네 갈래로 깊이 갈라져 있다. 9~10월 짙은 감 흑색의 콩알처럼 열매를 맺는다.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20m까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