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 가진 국민 불행한 국민"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유성호
여론조사기관 '한국 갤럽'이 지난 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은 48%를 기록했다. (4월 28~30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8명 대상, 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2주 전 조사보다 11%p나 하락한 수치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주 만에 28%에서 12%p 상승한 40%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갤럽은 "세월호 사고 이후 드러난 정부의 미흡함에 일부 지지층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도 함께 하락해, 2주 전에 비해 6%p떨어진 39%로 나타났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전 정부여당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높았기 때문에 야권성향층은 뚜렷한 투표 동인을 얻지 못했다"라며 "그러나 세월호 사고 후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어 6.4 지방선거에서 야권 성향층의 결집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정부 여당에 등 돌린 민심이 야당으로 향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지난 2일 '갤럽' 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도 2주 전에 비해 1%p 하락한 24%p로 조사됐다. 반면, 무당파는 26%에서 8%p 상승한 36%로 나타났다.
윤 센터장은 "세월호 사태가 야당이 새누리당에 압도적 우위를 점할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라며 "현재는 정치적 쟁점이 불거진 게 아니기 때문에 야당이 즉각적 반사 효과를 누리기 어렵고, 야당 자체가 여당에 비해 비교 우위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라고 짚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 핵심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 만나 "본래 국민보다 반 걸음만 앞서야 하는데 세월호의 경우 국민보다 반 걸음 뒤에서 따라가야 한다고 본다"라며 "우리가 강경하게 나서면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여론 때문에 역풍이 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인식 속에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신중한 대응 기조를 세워가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신중함은 되려 갈지자 행보를 낳아,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과한 직후 김한길 대표는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상황은 달라졌다. 김 대표는 30일 "박 대통령의 사과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분노를 더하고 말았다"라며 비판기조로 돌아섰다. 하루 만에 논조가 180도 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가 국민 여론을 못 읽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새정치연합이 해야만 하는 건 정확한 진상규명·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지도부가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전체 상임위 활동을 관통하며 상황을 이끌어야 하는데, 지금 지도부가 그런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윤 센터장은 "현재는 새정치연합이 '위기관리 대응을 잘하는 세력이다, 준비된 세력이다'라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형성돼있지 않다"라며 "신뢰할만한 대안을 내놓고 선거과정에서 이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층을 추가로 흡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 잡음, 안철수 뜻이냐 묻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