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410㏊에 달하는 해안방재림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호중 박사.
박선주 기자
이어 그는 "해안방재림 규모(폭)에 따른 지진해일 에너지 변화를 수치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지진해일 에너지를 100이라고 가정할 경우 해안방재림의 폭이 10m인 경우 7%의 에너지가 감소되고, 100m인 경우 약 50%의 에너지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해안방재림의 폭이 넓을수록 에너지감소율이 높아진다는 것.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조성되면 방재효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는 "중요한 건 나무도 생명체라는 점이다. 일정면적에 나무가 너무 많이 심어지면 서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자라기 어렵다. 해안방재림으로 심은 나무가 건강하지 못하면 바람이나 지진해일에 쉽게 넘어지게 된다. 방재효과와 생장량을 동시에 고려해 임목 밀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방재효과와 나무 생장기능을 고려할 때 1㏊에 1300본의 나무를 심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해안방재림이 지진해일 규모를 감소시킨 사례는 일본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센다이 공항은 바닷가 쪽에 조성된 폭 300m의 해안방재림 덕분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에 11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수마트라 시메우레우 섬은 해안에 '멩그로브 해안방재림'이 조성돼 있어 사망자가 단 4명에 그치기도 했다.
이처럼 바닷가 주변의 숲은 방재림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안방재림이 둘레길로 개발되거나 리조트, 펜션, 야영장 등이 건설되면서 많은 면적의 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다.
윤 박사는 "1980년과 2010년 해안방재림을 항공사진으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해안방재림은 동해안 177㏊, 서해안 87㏊, 남해안 146㏊가 각각 감소해 있었다"며 "30년간 총 410㏊가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리조트나 펜션 등이 해안가에 건설되면서 해안방재림이 사라졌다"며 "그 외에도 둘레길 개발이나 해안침식에 의해 해안방재림의 면적이 감소한 곳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여러 수종 함께 심어야 건강한 해안방재림"또한 우리나라 해안방재림의 평균 폭은 동해안 52m, 서해안 69m, 남해안 29m로 지진해일에 의한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식적으로 해안가에는 해풍이 불어오고 토양에 염분이 많아 나무가 자라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안가에서 자라는 나무는 소나무류가 많은데 그중 '곰솔'이 잘 자란다.
그는 "동해안과 서해안의 해안방재림은 약 90%가 곰솔로 이뤄져 있다. 기타 활엽수는 아까시나무와 느티나무 등이 있다. 남해안은 곰솔이 약 50%를 차지하며 팽나무, 아까시나무, 느티나무, 후박나무 등 다른 해안보다 많은 수종이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곰솔은 소나무재선충 피해를 쉽게 받는 수종이다, 하지만 병충해를 예방해 잘 관리한다면 바다의 강풍이나 염해 등으로 환경이 열악해진 지역에서도 생존하기 때문에 최적의 수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곰솔 한 가지 수종으로만 조성하는 것보다 여러 수종을 함께 심는 것이 병충해에도 강해 건강한 해안방재림으로 자랄 수 있다"고 밝혔다.
각종 위락 시설 조성으로 인해 너무 쉽게 제거돼 왔던 해안방재림. 그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윤 박사는 "산림청은 지난 2006~2012년 약 39㏊의 해안방재림을 조성했고 지난해에만 30㏊를 더 조성했다"며 "지진피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해안방재림 조성에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닷가 해안지역에 나무를 심는 것은 땅 소유주가 각기 다른데다 리조트 소유주 및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에도 부딪혀 아직 그 속도가 더디다고 한다. 그는 "해안방재림 조성은 지진해일 대비에 효과적이다. 또 지진해일은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재해인 만큼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일이 걸리더라고 점차적으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진해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안방재림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숲을 잘 가꾸는 것도 방법인 만큼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윤호중 박사
박선주 기자
▣ 윤호중 박사는 |
▷서울대 임학과 졸업 ▷서울대 임학과 석·박사(사방 및 산림토목) ▷現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임업연구관 ▷前 임업연구원 기획과 임업연구사 ▷前 국립산림과학원 임지보전과 임업연구사 ▷前 사막화방지협약 과학기술연락관 <논문> ▷태풍 곤파스에 의해 발생한 풍도목 특성과 바람과의 관계분석 ▷항공 라이다 자료를 이용한 토석류 발생지역의 지형복원기업 개발 ▷경상북도 동해안 곰솔림의 군집구조 ▷산유체공학 기법을 활용한 해안방재림 조성 효과분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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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해안방재림, 지진·해일 막기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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