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객기, 조종사 착각으로 바다 추락할 뻔

관제지시 착각으로 이상 강하... 추락 직전 경보장치 작동

등록 2014.04.30 08:43수정 2014.04.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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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면 이상 접근으로 추락할 뻔한 일본 피치항공 여객기 사건을 보도하는 일본 NHK 뉴스 갈무리.
해수면 이상 접근으로 추락할 뻔한 일본 피치항공 여객기 사건을 보도하는 일본 NHK 뉴스 갈무리.NHK

탑승객 59명을 태운 일본 여객기가 기장의 실수로 바다에 추락할 뻔한 일이 벌어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8일 일본 저가 항공사 피치항공의 에어버스 A320-200기가 오키나와 나하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장의 착각으로 해수면을 향해 강하하면서 경보장치가 작동했다.

나하공항에 착륙하는 여객기는 통상 5㎞ 앞둔 상공에서 바퀴를 내리고 강하를 시작하지만, 이 여객기는 갑자기 10㎞ 전부터 강하를 시작해 해수면에 불과 75m까지 접근하며 추락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고도의 이상 강하를 알리는 '지상접근경보장치'가 작동하면서 기장이 곧바로 기수를 올려 급격히 상승했고, 곧 정상 항로를 통해 탑승객 전원과 기체가 무사히 착륙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이 여객기 기장은 "관제관으로부터 강하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착각했다"며 해수면 접근의 이유를 설명했다. 피치항공은 성명을 통해 "고객에게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며 "당분간 해당 기장을 근무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번 해수면 이상 접근 사건이 중대한 항공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준사고(Incident)로 판단하고 피치항공에 조사관을 파견했다. 조사관은 "기장이 성실하게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기체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항공 규정 제대로 따르지 않았을 것"


항공 전문가에 따르면 "지상과 달리 해상은 주변에 장애물이 없어 급하게 고도를 올려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비상경보가 작동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자체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또한 "기장은 관제관의 지시를 받으면 복창하는 것이 규정"이라며 "기장이 지시를 착각하고 있는 것을 관제관이 깨닫지 못했다면 절차를 정확히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8일 중국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실종된 지 50일이 넘도록 잔해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또 하나의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실수를 무사히 넘긴 항공업계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항공사고 #여객기 #피치항공 #나하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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