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린들이 부모와 함께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합동영결식이 거행되는 와동체육관 임시봉안소 옆 철조망에 노란리본을 매달며 언니, 오빠, 형, 누나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박호열
와리마루 도서관이 있는 와동체육공원 옆 와동체육관에는 임시봉안소가 설치되어 있다. 장례와 발인을 마친 단원고 학생들의 유골이 장지인 와동 꽃빛공원으로 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이다.
학생들이 잠들 묘역인 꽃빛공원은 현재 조성 중으로 임시 안치시설인 와동체육관에서 합동 영결식을 거행한 후 꽃빛공원에서 영면하게 된다.
와리마루 도서관은 동네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들며 차를 마시고, 책도 읽고, 담소를 나누는 질그릇처럼 푸근한 둥지 노릇을 해왔다.
특히 이곳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언제든지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데다 매주 토요일이면 어머니들과 자원봉사를 하는 대학생들이 아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배우며 놀기 딱'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와리마루 앞에 물놀이공원까지 완공돼 아이들의 기대는 하늘을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그 기대는 이내 시무룩해졌다. 5월이면 실컷 물놀이를 즐길 줄 알았는데, 단원고에 다녔던 옆집 형과 누나, 오빠와 언니들이 곁을 떠나면서 개장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