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 홈페이지에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책임 회피를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은 조회수만 50만건을 넘어서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를 올린 정아무개씨는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책임 회피를 강하게 질타했다.
글 작성자는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수행해야 할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 자신이 해야할 일이 뭔지 몰랐다"면서 "대통령이 구조방법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리더의 역할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밑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밑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래 사람들끼리 서로 조율이 안 되고 우왕좌왕한다면 무엇보다 무슨 수를 쓰든 이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각 행정부처, 군, 경이 모여있는 상황에서 책임소관을 따지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면, 그건 리더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했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 상처 받은 생존자를 위로한답시고 만나고 그런 일이 아니다. 그런 건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현장에 CCTV 설치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강조했다.
"결정적으로 책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이 작성자는 또 "대통령이 평소 밑의 사람들에게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잘못된 의제를 설정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산참사와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한 뒤 "내가 선거 때 박근혜를 뽑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했다, 박 대통령이 남일당 사태(용산 참사) 때 보여준 반응, 자신의 부친 때문에 8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거기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안타까움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의 생명에 대해 그토록 가벼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철거와 세 모녀 자살 사건도 언급하면서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 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말 하지 않아도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한다"면서 "평소의 시스템이 그렇지 않아 대통령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를 하면 밑의 사람들은 정부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구조를 하라는 건지, 여론이 나빠지지 않게 잘 구조를 하라는 얘긴지 헷갈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지시가 없어도 척척 움직인 건 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재빨리 대통령이 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을 세팅한 사람들, 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할 줄 알았던 사람들, 선장과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과 순식간에 부르자마자 행진을 가로막고 쫙 깔린 진압 경찰들"이라며 "그들은 평소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에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이 작성자는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결정적으로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며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고 밝혔다.
글 올린 당사자 '퍼온 글이다' 삭제 요청... 청와대 "본인이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