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잠수사 철수... 텅빈 천막지난 25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 철수한 민간잠수사들의 천막이 비어 있다.
이희훈
지금 우리나라는 세월호 사건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고 더 나아가 분노를 느끼고 있다. 우리는 사고 첫 날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배에서 뛰어내린 사람들만 구해서 돌아오는 구조 현장도 보았다. 그 시각 배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게 배는 가라앉고 있었다. 첫날 구조를 하지 못한 점은 모든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분노를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사고 10여 일이 지나고 있지만 첫 날부터 이 시점까지도 정부당국과 민간 구조대들과의 마찰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백 명의 민간 잠수부와 그들의 장비를 가지고 갔지만 허탈하게 돌아오기도 했단다. 그들은 생업을 중단하고 내 자식, 내 형제가 물속에 있다는 심정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마음을 국가는 왜 외면하는지 안타깝다.
JR 후쿠치야마 선 탈선 사고의 경우, 민간 구조의 빠른 투입과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사고 다음 달 5월 31일부터 복구공사를 시작해 6월 7일 시운전을 개시했다. 이는 자연재해가 잦았던 일본에서 위기대응 매뉴얼이 잘 수립돼 있었고 정부 주도 하에 일사불란한 구조작업을 벌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또 열차가 충돌한 아파트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철저한 안전진단 후 거주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 시켰다. 혹시 있을 수 있는 2차 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한 것이다. 무엇보다 민간인의 헌신적인 구조작업과 복구노력이 있었기에 사고로부터 빨리 회복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우리나라 역시 많은 사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사고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초기부터 정부는 민·군·경과 인력 및 장비에 있어서 많은 혼란을 빚었다. 결과적으로 결정적인 구조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애국심과 애민심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열차 탈선사고에서는 부상자의 절반 이상을 일반 국민이 이송했다. 그것은 국가가 국민을 믿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나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희생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가지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는 '너희는 지켜 봐라, 이것은 너희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모습인 듯하다. 왜 국가가 국민을 믿지 못하는 걸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평범한 한 아이의 아빠이자 시민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우리 아이들은 조금 더 밝고 투명한 사회에서 살기를 희망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