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답역에 피어난 목련
박장식
신답역을 방문했을 때는 한창 목련철이었다. 승강장의 목련이 하얗게 피어나 봄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여름에는 특히 푸른 그늘을 만들어 주어 후텁지근한 지상역에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에는 떨어지는 낙엽이 잠깐 열차 기다리는 시간동안 우수(憂愁)에 찬 눈빛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사계절을 지하철역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바쁜 일상에 새삼 용기와 푸름을 넣어주는 요소이다. 이 곳에 공원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2003년 리모델링 당시 서울지하철공사의 확장으로 인해 신답역 내외에 별관을 짓게 되어 많은 유휴공간을 얻게 되었던 것을 삼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역 광장에 넓은 공원을, 그리고 기존 승강장에 역시 조그마한 공원을 설치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답역의 공원은 좁으면서도 갖출 것은 다 갖춘 아담한 공원이다. 키작은 나무와 키 큰 나무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고, 게다가 꽃까지 아담하게 피어있는 풍경은 과하되 모자라지 않고, 크되 작지 않다는 중용적인 이미지를 새길 수 있게 되었다.
더 좋은 것은 이러한 유휴 부지에 공원을 세울 계획이 서울특별시, 그리고 정부의 방침에 속해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물의 옥상, 연결다리 등의 유휴공간에 화단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는 방침이 주로 되어 2013년 국민에 첫 개장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2010년 완성된 청량리역 민자역사 유휴공간에도 역시 '하늘정원'이 설치될 정도로 도심속의 공원은 점점 많아지고,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에 정갈한 초록빛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신답역의 시도 성공으로 도시철도역에서 역시 이런 정원을 가꾸고 있는 일 역시 늘어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는 지상에 연결되어 태양광을 받아들이는 광섬유를 일부 역사 승강장에 부착해 조그마한 정원을 만들기도 하였고, 9호선 메트로 흑석역에서는 역사 대합실에 자연 채광 돔을 설치하여 그 인근에 조그만 공원을 만들어 실내조경디자인 공모전의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하였다.
뉴욕 한 가운데를 싸고 있는 빌딩사이에 잠자고 있는 센트럴파크만큼이 아니더라도, 도시 한 가운데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이런 공원들이 많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생활의 질을 높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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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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