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의 항의에 답변중인 사고대책본부 관계자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왼쪽)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가운데)을 비롯해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오른쪽)을 강제로 앉히고 연좌농성을 벌이며 질의응답을 했다.
FACT TV 자료화면
그러나 직접 현장 생중계를 통해 본 해수부장관과 해경청장의 답변은 사고발생 9일을 넘겨가는 학부모는 물론이고 아프리카TV와 팩트TV를 지켜 본 시청자들까지 분노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분노한 학부모는 격한 감정에 이주영 해수부장관과 김석균 해경청장에게 "박근혜가 시키면 할 거냐", "내 새끼들 물고기 밥 만들 생각이냐", "당장 여기서 수색명령 내려!" 등 고성을 질렀다. "잠수사가 수 백 명 있다고 방송에 나오는데 8명이 물속에 들어가고 있냐"고 하며 목이 매여 흐느끼는 가족도 있다.
농성이 가열되어 험한 고성이 오고갈 때였다. 새로운 시신을 인양해 들어왔다며 일시적으로 동요가 일었다. 그러나 "마지막 실종자까지 모두 찾아 확인할 때까지는 DNA확인 외에는 인상착의를 확인 하는 등의 과정은 필요 없으니 구조대책본부에서 준비한 냉동실에 안치"를 시키라며 농성을 풀지 않고 현장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장은 "저희가 지금 사고현장까지 잠수 하러 가려면 상당한 거리가 있고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그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많은 제안을 내놨습니다. 그것이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결국 모든 게 관철이 돼서 다행인 것 같고요. 마찰이 일어난 것은 없고, 다만 많은 잠수사들이 이곳에 모이다 보니까 통제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불협화음이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며 민간 잠수사들도 현장에 투입되게 된 경위를 설명했으나 현장 분위기와는 달랐다.
여기에서 "정부와 계약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Undine Marine industries)라는 특정 민간업체에 대해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다. 언딘 마린은 정부와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 침몰사고를 낸 세월호의 선주이자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민·관·군이 협력해 구조활동을 전개한다고 했으나 사고 당사자가 계약한 업체가 수중 수색을 전담하다시피 하였고, 이종인 대표를 비롯해 UDT 동지회를 비롯한 개별 단체들의 참여가 불가능했던 정황도 확인됐다. 이 문제로 단원고의 실종학생 부모와 실종자 가족들은 그동안 사고대책본부가 속여 왔다고 항의를 했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의 "그동안 뉴스가 다 맞았습니까"란 돌발발언에 실종자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야 그동안 사실이 아닌 걸 밝히네"라며 질타했다.
지금껏 사고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해왔고 대부분의 언론들이 사고대책본부의 이와 같은 홍보자료를 그대로 받아 기사로 냈다. 24일엔 750명에 이르는 잠수사들이 투입되고 수 백 대의 배와 비행기들이 수색활동을 지원한다고 했으나 현장을 다녀 온 가족들의 항의에 해수부장관은 물론 해경청장도 즉답을 못했다.
누가 판단하더라도 언딘 마린에 소속되지 않은 민간 자원 잠수사는 배제한 상태로 해경과 청해진해운이 계약한 업체만 세월호 침몰 사고현장을 그동안 지켰다면 수색작업은 물론이고 사고발생에 대한 증거들까지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날이 밝을 무렵 전문가로 농성장에 나타난 두 사람이 있다. 이 두 사람은 언딘 마린에 소속된 잠수사로 파악되는데, 여기에서 또 다른 중요한 발언이 나왔다. 실종자 가족들이 바지선 교체에 대해 언급했을 때 '날씨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잭업바지선'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바지선이 부족해 "아직 사용승인도 나지 않은 바지선으로 교체했다"고 밝혀 확인한 결과, 사고대책본부가 선내 수색작업 등을 지원했던 '2003 금호 바지선'을 언딘 마린이 운영하는 '리베로 바지선'으로 교체한 사실을 찾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 TV를 지켜보며 상황을 정리하는 도중이다. 3시간 전 해경청장이 현장에 투입되도록 지원하겠다던 민간 잠수사들이 그때까지 선착장에 발이 묶인 상태라며 실종자 가족 가운데 한 여성분이 거칠게 항의했다.
박근혜 정권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이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활동을 전개해 물의를 빚어 개혁을 해야된다는 야당과 국민의 요구에 '국정원 셀프개혁' 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이번엔 사고를 일으킨 세월호의 선주인 청해진해운과 계약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가 구조 및 수색활동의 주체로 만드니 '셀프수색과 셀프구조'란 또 다른 신조어가 탄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