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풀하우스'에서 영재 역을 맡은 서하준.
스토리피
함께 호흡을 맞춘 서하준, 곽선영의 '케미'도 반전이었다.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순정파 로맨시스트를 연기했던 서하준은 무대 위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빠르게 주고받는 대사 호흡은 민첩했고, 장난기 많은 영재의 웃음 코드도 매끈하게 뽑아냈다.
반면 노래는 깔끔하지 못했다. 그는 허스키한 보이스로 남성다운 매력을 터뜨렸지만, 고음에서 힘이 받쳐주지 않아 종종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은 역의 곽선영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힘, 연기적 폭도 다채로워 '곽선영'만의 '한지은'을 명확히 연기했다.
작곡가 하광석은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멜로디로 이번 무대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영재와 지은이 기자회견에서 부르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사랑의 싹 틔움을 세밀하게 음표로 그려냈고, 민혁이 부르는 '영화 속에서처럼' 넘버는 여성 관객의 설렘 지수를 높였다. 뮤지컬 <풀하우스>가 오래된 콘텐츠임에도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세련된 음악의 힘이 컸다.
무대는 간략하면서도 빈틈을 잘 활용했다. 무대 뒤쪽은 2층 구조의 '풀하우스'가 단면으로 드러난다. 너른 무대 앞 공간은 군무나 지은의 상상신 등이 주로 펼쳐진다. 흔히 생각하는 대형 뮤지컬의 웅장함, 무대를 가득 메운 옹골찬 세트의 화려함은 없지만 빈틈도 전혀 없다. 허전함이 없도록 군무와 인물들의 감정선을 적절히 이용해 넓은 무대가 꽉 차 보이는 효과를 준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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