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목공패작자미상, <논목공패>《공부자성적도》- 소공을 따라 제나라에 간 공자는 제나라 군주 경공(景公)과 접촉했다.
정덕수
이 시대가 춘추전국시대와 과연 무엇이 다를까. 전혀 다를 바 없다. 제도와 문물이 변화하였을 뿐 사람 사는 세상 사람으로 일이 이루어지고 그르치기는 마찬가지다. 이웃의 슬픔과 고통을 자신의 기회로 삼아 이득을 보려는 자들이 넘치는 모습은 도리어 옛 사람들 살던 시대보다 천박하다. 최소한 가난했던 70년대도 '사람들의 이목' 정도는 두려워 할 줄 알았다.
주말 이후부터 조금 조용해졌지만 전화기엔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OOO당 군의원후보 XXX입니다.4월 17~18일 이틀간에 걸쳐 군의원후보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가 실시됩니다.저 XXX에게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다시 한 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행정과 의정경험을 살려 꿈과 희망이 있는 새로운 양양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꼭!! X X X 을 선택해 지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OOO입니다. 차마 오늘은 여러분께 도와달라고 손 내밀지 못 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슬픔에 휩싸인 안타까운 현실이 아플 뿐입니다. 먹먹한 가슴으로 하루를 시작하실 여러분의 바램이 이루어져 저 꽃 같은 학생들이 모두 구출되는 기적이 이루어지길 기도하겠습니다. 오늘은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 OOO 올림먼저 소개한 내용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4월 16일 저녁에 들어 온 메시지고, 아래는 다음 날 받은 것이다. 내용으로야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다. 그러나 때가 때인 만큼 자중하는 모습이 더 사람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면 이런 메시지도 보내지 말았어야 한다. 물론 이보다 더 한 경우도 있다. 17일과 18일에도 여전히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는 아예 여기 소개도 안 할 뿐이다.
한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 할 때는 인품과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살펴야 국민이 평안하다. 마찬가지로 도(道)는 물론이고 교육감이나 시장과 군수, 기초의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 그릇됨을 먼저 살피고 주변을 두루 살펴 선택해야 공정한 사회가 된다.
제나라 경공과 안영의 고사를 여기 서두에 거론한 까닭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시작되기에 우리 스스로가 군주(君主)의 입장에서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주는 떡고물이나 받아먹을 생각으로 인연에 연연하여 사람을 선택하면 또 다시 실망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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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더 많이 느끼고, 그보다 더 많이 생각한 다음 이제 행동하라.
시인은 진실을 말하고 실천할 때 명예로운 것이다.
진실이 아닌 꾸며진 말과 진실로 향한 행동이 아니라면 시인이란 이름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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