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논어주대환이 읽어 낸 논어
나무.나무
내가 평생 싫어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선적인 면이다. 지극히 이기적이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 자기의 마음을 감추기 위해 온갖 아름다운 말을 동원하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한국 사람들은 솔직하지 않았다.중략 숱한 열사들을 배출했지만, 계급 전체의 이익이나 국민 전체의 이익 또는 나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다 죽은 사람은 전태일 열사 외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이른바 '민주노조'의 노동운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임금 격차를 벌려놓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마침내 노동운동은 국민에 대한 도덕적·정신적 영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내가 경험한 정치의 경우도 비슷했다. 정치인들은 말이 아름답고 그럴 듯하며 내세우는 대의명분이 거창하지만, 실제로 추구하는 것은 다 개인의 명예나 권력, 기껏 넓혀도 가문이나 동문의 영광이다. 그만큼 위선적이고 이중적이다. 한국에서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특히 청년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보다 솔직하게 이기적인 신세대 청년들이 좋다. -본문 138쪽 중- 그는 학생운동, 노동운동, 정당 활동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의 변혁을 주도하고 싶어했다. 그의 행보는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치열했던 70년대 80년대를 거쳐 지금까지 때론 자신의 조급증으로, 때론 세상이 그가 추구하는 이상을 받아들이지 못해 실패와 좌절을 거듭했던 지난날이었다.
나이 쉰아홉이던 지난 해,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잡았던 <논어>에서 공자의 삶에 투영된 자신의 삶의 족적을 발견한 그는 <좌파논어>로 새롭게 자신의 매무새를 가다듬고 세상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민주화의 봄을 맛보았던 386세대의 선배들 충고를 귀담아 들을 줄 모르는 오만함이 거슬렸다던 그가 이제는 82학번과 허심탄회하게 만나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는 공자는 당을 만들었으며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한 연대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신자유주의 물결 무한경쟁 체제에 살아 온 미래 세대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면일 것이다.
민주주의에 촛불소녀 젊은이들이 미래의 희망일 터이다. 만일 그들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져 그가 꿈꾸던 연대를 통한 정치적 이상을 펼칠 마당이 만들어진다면 그는 <좌파논어>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연 것이리라. 그의 실패에 대한 반성문과 성찰,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응답하라 소통하자;'는 솔직한 전언에 귀 기울여 보길.
좌파논어
주대환 지음,
나무나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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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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