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케이 왕의 어진여러 복식과 유물을 복원하는 근거자료가 되었다.
노시경
특히 류큐 왕국의 유명 특산품인 큰 소라, 야코가이(夜光貝, やこうがい)의 자개를 발라내어 만든 류큐 칠기의 표면은 황금빛이 너무나 화려하다. 반도코로와 난덴은 왕가의 유물이 많은 관계로 사진 촬영이 불가능한 구역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류큐 왕조시대에 만들어진 왕의 미술공예품들이기에 류큐 국왕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왕에 대한 예의를 지킨다는 것은 류큐 왕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인가?
왕의 유물 중에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잡아끄는 것은 왕의 신하가 왕을 따라다니며 받쳐 주었을 왕의 양산이다. 3폭으로 겹겹이 포개어진 커다란 비단 양산을 두께 굵은 나무 기둥이 지탱하며 서 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왕의 양산과 거의 동일하게 생긴 모습을 하고 있다. 비단에 놓여있는 자수(刺繡)는 왕의 양산답게 세밀하다. 이 노란색 거대 양산을 보던 한 일본인 관광객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이 왕의 양산, 한국 드라마에서 봤잖아. TV에서 보던 것과 너무 똑같네" "맞아. 차양같이 거대한 이 노란 양산. 한국 드라마에서 봤지" 그는 일본 내에서 절찬리에 상영되었던 우리나라의 사극을 열심히 시청했던 것 같다. 망해버린 왕국의 왕성 안에서 이국적인 문물들을 접하고 있던 나는 이 말 한마디에 갑자기 한국 안으로 들어와 버린 것 같은 묘한 감상을 느끼게 되었다.
외국 여행은 그 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때에 여행의 맛이 배가되는데 외국에서 현지인이 한국을 느끼고 있으니 여행의 맛은 절하되는 느낌이다. 동시에 한류의 영향이 정말 자랑스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