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의 봄이 활짝 만개했다. 왕버들이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정수근
신을 벗고 신록이 움트고 있는 내성천에 발을 담근 채 강을 따라 하염없이 내려가다 보면 내가 강인지 강이 나인지 모를 정도로 강과 하나 되어 흘러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지요.
대자연의 질서에 그저 한 점에 불과한, 내성천 모래톱에 찍힌 수많은 '야생'의 발자국 중의 하나에 불과한, 아니 내성천 모래 한 톨에 지나지 않는 우리 인간의 '작은' 존재와 어머니 대자연을 만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한줌 모래보다 못한 인간들은 어머니 대지를 얼마나 물어뜯고 있는지요. 4대강사업으로 이 나라 핏줄과도 같은 4대강을 흐르지 않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 버리더니, 내성천 중류에서는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의 물길을 막는 영주댐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