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구상 밝히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3월 28일 오전(현지시간)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 교수. 학생등을 대상으로 통일 프로세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3월 31일 평양 시민들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박 대통령에 개인에 대해 '체신머리 없는 아낙네', '제코도 씻지 못하는 미시리(바보) 같은 X'이라고 여성비하성 인신공격을 가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4월 1일자에 주민들 기고 형태로 '바람쟁이x', '시집이라는 것도 못 가본 부실한 X', '괴벽한 로처녀'라고 하는가 하면,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할 수준의 욕설까지 담았다.
북한이 수준 이하의 표현까지 쓰면서 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직접적으로는 백령도 전단 살포 사건건과 드레스덴 연설문에서 '북한 아이들'과 탈북자 관련 언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우리 군이 백령도에서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해 '최고존엄'(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군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한 일이라고 반박했으나, 백령도의 특성상 군의 허가 없이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연설 중간에 "경제난 속에 부모를 잃은 (북한) 아이들은 거리에 방치돼 있었고 추위 속에서 배고픔을 견뎌내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자유와 행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이 부분들을 매개로 박 대통령에 대해 집중적인 인식공격을 가했다.
좀 더 넓게 보면 드레스덴이 옛 동독 반체제 운동의 중요거점이었고, 통일 이후 급성장한 '독일식 흡수통일'의 상징도시라는 점도 북한에게는 크게 거슬렸을 대목이었다.
게다가 드레스덴 연설 이후 북한의 대응에 비춰볼 때 북한과의 사전 물밑교감이 없었거나, 사전 교감이 있었다 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2000년 3월 '베를린 선언을 발표할 때, 하루 전날 판문점을 통해 선언 전문을 북한 측에 건네, '대북 제의'의 모양새를 갖췄고, 이렇게 해서 3개월 뒤 남북정상회담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남북고위급접촉' 동력 사라진 뒤 나온 드레스덴 선언또 드레스덴 선언이 상호 비방·중상 중단과 이후 접촉 합의를 이끌어낸, 지난 2월 중순 '남북고위급접촉'의 동력이 '백령도 전단 살포 사건' 등으로 다 사라진 시점에서 나왔다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북미관계, 남북관계의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핵 문제도 더욱 악화되고만 있다.
지난달 26일 박 대통령,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는 네덜란드 헤이그 3자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데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 시절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추동해서 북한에 제기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부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