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주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원미정 경기도의원
원미정
"풍도와 육도가 가장 소외된 지역인데, 거기에 신경을 써서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게 가장 보람입니다."지난 2일 기자와 만난 원미정 도의원은 4년간의 도의회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며 두 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풍도와 육도는 대부도(행정구역 상 대부동)에 속해 있으나 거기서도 배로 1시간 이상 가야하는 서해안의 작은 섬이다. 대부도 역시 행정구역은 안산이지만 다른 시를 거쳐야 들어 갈 수 있을 만큼 상당히 떨어져 있다.
특히 대부도는 역대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보통 80%의 득표율을 차지하고, 야권은 20% 남짓 득표가 고작이다. 여야가 호각세를 보이는 안산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지역이다. 그 차이를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안산 신도시 권역에서 만회해야 하기에 야당 입장에서는 부담이 많이 간다.
그래서 지난 2010년 원 도의원이 여성 몫으로 공천을 받았을 때 형식적 배려라는 시선이 많았다. 가장 불리한 선거구에 여성을 생색내듯 공천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불리한 여건을 딛은 승리였다.
풍도와 육도는 인구도 많지 않고 보수적 노인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당 쪽에서는 큰 관심을 안 둬도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야당은 지지세가 없으니 포기하고 외면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주민들도 누가 당선되든 관심을 갖지 않게 됐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난 4년 간 섬을 자주 왕래하던 그에게 다른 의원들이 "표 안 되는 곳에 뭔 공을 그렇게 많이 들이냐"는 소리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사람 많은 신도시 쪽에 공을 들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조언도 들었다.
그렇지만 원 도의원은 "표를 떠나서 소외된 곳을 둘러보고 챙길 수 있는 게 지방의원으로서 역할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섬의 미래를 생각해 초등학교 분교에 유치원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화상의료상담 시스템을 신설해 섬 주민들의 의료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한 것도 그런 인식이 바탕이 됐다. 그래서 주민들의 고맙다는 인사가 더욱 크게 와 닿는다고 흐뭇해 했다.
"정당은 책임 정치 해야하는데 기초선거 무공천 유감"간호사 출신인 그가 4년간의 의정활동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보호자 없는 병원이었다. 병원들이 간호사들을 적게 채용하면서 그 부담이 보호자들에게 넘어오는 것을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현재 경기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중증 환자의 가족들이 겪는 간병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조례 역시, 김문수 도지사가 불만을 드러냈지만 의회의 힘을 통해 만들어 냈다. 그의 성실한 의정 활동은 시민단체가 선정하는 우수의원과 지역언론단체가 수상하는 의정대상을 통해 인정받았다.
지난 4년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활동했다고 자부하는 그는 새로운 4년을 위해 다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도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누리당 후보자 중에는 비례대표 여성 시의원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상대에서 여성 후보가 나설 경우, 원 도의원이 여성이라면서 내세운 차별성이 떨어진다. 또한 대부도 민심은 여전히 새누리당을 선호한다.
싱글맘으로 나 홀로 선거운동을 벌여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후보 명함을 대신해 나눠줄 수 있는 직계 가족이 없어서다. 아이들은 아직 학생이라 선거 지원이 불가능하고, 지난 선거 때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친정어머니는 몇 해 전 돌아가셨다. 불리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결국 유권자의 판단에 맡길 뿐이다.
시민단체 출신으로 정치를 시작한 지 4년. 감시하고 지켜보던 시민운동과 직접 뛰어든 지역 정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 질문에 대해 한참 논란인 기초선거 공천제를 이야기했다.
"시민운동 할 때는 공천이 뭐가 필요하냐고 주장하면 그만이었지만 막상 의회에서 일을 해 보니 정당의 책임정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주장으로 끝나는 것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가장 큰 차이 같아요. 그런 점에서 충분한 토의 없이 결정된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은 아쉬움이 큽니다. 도의회에서도 당론 결정을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정을 하는데…."[홍연아 도의원] "사람이 소속 정당보다 중요하지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