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3월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 신리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이 상황극을 통해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들이 성폭력 위협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전한 엘리베이터 타기 등 실제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룬 성폭력 예방교육 교재를 전국 초등학교 교사에게 보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OO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 딸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행사한 의붓아버지를 딸의 남자친구가 살해한 '김△△, 김□□'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건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동대책위원회에는 전국의 대학생들도 활발하게 참여하였다.
이 두 사건의 공동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진 이후, 성폭력특별법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꾸려졌다. 1991년 김OO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했던 대구여성회, 전주성폭력예방치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축이 되어 성폭력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포괄하는 성폭력특별법 제정운동을 시작했다.
성폭력특별법 제정을 위하여 당시 여성계의 역량이 집중되면서 한국여성단체연합 산하 '성폭력특별법 제정추진특별위원회'도 만들어졌다. 특히 '김△△, 김□□' 사건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성폭력특별법 마련을 위한 활동이 3년여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김△△, 김□□' 사건 재판 시, 피해생존자 심문 과정에서 친족성폭력에 대한 이해(성폭력이 아닌 화간일 것이라는 관점)가 부족했던 법조인의 왜곡된 성의식이 드러나, 성폭력 관련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 뿐만 아니라 법조인의 왜곡된 성의식 또한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마침내 1993년 8월 성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과 여성계의 노력으로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고 1994년도부터 시행되었다. 이로 인해 정부가 민간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던 성폭력상담소와 성폭력피해자 보호시설에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성폭력피해자 대상 지원 제도 마련 뿐만 아니라 성폭력 실태조사, 성폭력 예방교육, 성폭력 상담소와 피해자 보호시설 지원의 근거도 담겨져 시민들의 성폭력 관련 인식까지 점검하고 바꿀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되었다.
김OO 사건과 '김△△, 김□□' 사건은 성폭력 사건을 정당하게 수사하고 처벌하도록 성폭력 특별법이 제정되는 기틀을 마련한 사건이 되었다. 당시 운영 초기였던 성폭력상담소에는 이들 사건의 영향으로 아동기 성폭력과 친족 성폭력 후유증을 호소하는 성폭력피해생존자의 상담이 폭주했다.
성폭력 2차 피해는 여전히 과제... 당신의 성의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