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이 호스를 연결하는 니플.
문경환
또 글로우 엔진은 연료 소비가 심하다. 원래 무선조종(RC) 비행기는 장시간 운행하지 않고 보통 5~10분 정도 운행하기 때문에 연비가 나쁜 편이다. 이런 엔진으로 북한에서 서울까지 왕복하려면 연료를 충분히 실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무게도 늘어나기 때문에 발견된 무인기 크기로는 어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원래 북한이 아닌 파주에서 출발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무인기에 찍힌 사진이 파주부터 시작되며 파주로 돌아와 낙하산을 펴고 착륙했기 때문이다.
한편 추락한 무인기의 동체가 멀쩡하고 깨끗하다는 점도 의문이다. 물론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낙하산을 펼치고 천천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손상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한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더 심하다. 이 무인기는 연료 부족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당연히 완파됐을 것인데 사진을 보면 날개만 떨어져 나갔을 뿐 바퀴 연결 부분의 가느다란 지지대나 프로펠러가 멀쩡하다. 흙조차 묻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무선조종 비행기가 추락할 경우 동체 파손은 기본이며 특히 프로펠러는 거의 대부분 부러진다고 한다.
그 밖에도 국방부 발표에는 무인기의 출처를 북한으로 특정하기에는 의문점이 많다. 벌써부터 인터넷 상에는 저고도 레이더 같은 무기 구입을 둘러싼 음모론이 돌고 있다.
제2의 천안함 사건이 안 되려면이런 의문들을 깨끗이 해결하지 않으면 이번 무인기 사건은 제2의 천안함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정부에서 처음에는 북한 연계 가능성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부인했다가 말을 바꾼 점, 정부는 북한 소행이라 주장하지만 국민들 속에서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는 점,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진행하는 중에 발생했다는 점,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 남북관계를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등 여러모로 천안함 사건과 유사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제안을 할 시점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물론 여러 한계를 지적받고는 있지만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은 연초부터 '통일 대박'을 강조하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 변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남북 사이에 새로운 심각한 갈등 요소가 발생하고 말았다.
국방부는 "북한의 소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면 정부 차원에서 또는 국제적 차원에서 국제기구 등을 통해 다양한 방안으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철저한 진상조사 없이 북한 소행으로 규정할 경우 천안함 사건 때처럼 남북관계만 파괴될 뿐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할 수가 있다.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나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부터 정확히 밝혀 국민들 속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들을 푸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고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고 의혹 제기를 '이적행위'로 몰아붙인다면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파괴되고, 정부는 정부대로 신뢰를 잃고, 사회적으로는 다시 매카시즘 선풍이 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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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번영을 여는 북한 전문 통신 [NK투데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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