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현 교수는 모유수유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선 모유수유를 지지해주는 부모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태
가장 좋은 산후조리인 모유수유를 안 한다?모유수유를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산후조리원에서의 모자 분리 시스템도 꼽힌다. 윤 교수는 "산후조리원의 경우 간호사들이 아기들을 단체로 돌보기 편한 시스템으로 돼 있는데, 이런 환경부터 달라져야 한다. 산후조리원이나 병원이 변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은 신생아실을 동반하고 있다. 산후조리원은 엄마의 산후조리가 우선인 경우가 대다수라 아기와 엄마가 함께하는 시간은 많지 않다. 아기는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꼭지를 빨 수 있는데, 태어나자마자 분유를 먹고 젖병에 익숙해지면 젖을 빠는 방법 자체를 까먹게 된다.
전문가들은 출산 후 일주일간의 노력이 모유수유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이 시기 엄마와 아기는 분리되는 것이다. 또한 명품 착유기로 아무리 모유를 짜서 먹인다고 해도 아기가 빠는 것만큼 쫙 빨아내지 못해, 결국은 양이 줄 수밖에 없다.
윤 교수는 "가장 좋은 산후조리의 핵심은 아기가 엄마 젖을 빠는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면 자궁이 빨리 수축되면서 엄마 회복에도 좋고, 많은 열량을 뺏어가기 때문에 다이어트도 된다. 이런 자연적인 섭리를 외면하고 산후조리를 한다는 건 난센스"라고 전했다.
모유수유율을 높이려면 정부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지하는 기반은 미흡한 상태다. 보건소의 모유수유 클리닉 운영과 상담·교육,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모유수유 홍보 사이트 '엄마젖 최고(
http://www.mom-baby.org)운영 등의 정도만 눈에 띄는 정도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금년 하반기부터 저소득층에 조제분유를 무료로 지원하는 정책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런 정책이 생긴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과거 미국의 윅(WIC:Woman, Infant, Child) 프로그램은 조제분유를 무료로 지원했지만 모유수유하는 엄마들은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분유사업은 커지고 모유수유율은 떨어졌다."이 같은 부작용에 결국 제도가 개선되면서 모유수유 엄마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 현재 윅 프로그램 가운데는 엄마들을 위해 모유수유전문가가 적극적으로 모유수유 방법을 알려주고 지지해주는 모유수유 교육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보건소에서 모유수유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정책 움직임이 실현돼야 한다.
윤 교수는 "북한 아이들이 엄마가 굶어 젖이 안 나와서 쌀뜨물로 배를 채우는 상황이라면 분유는 훌륭한 대체품이다. 하지만 2014년 많은 육아정책이 나오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모유수유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분유 바꿔도 될까? "바꿔도 된다" 사정상 부득이하게 분유를 먹여야 한다면 분유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배제하는 게 좋다. 특히 많은 엄마들이 '처음 먹었던 분유로 계속 먹여야 하기 때문에 분유를 바꾸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윤 교수는 "아기의 미각은 진짜 예민하기 때문에 분유가 바뀌면 맛을 다르게 느끼고 처음에 거부할 순 있겠지만, 바꿔도 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미국의 윅 프로그램을 보면, 어떤 주는 A, 다른 주는 B 등으로 각 주마다 분유 입찰이 다를 수 있다. 만약 이사를 가게 되면 해당 주의 다른 분유를 지원받게 되는데, 절대 분유를 바꿀 수 없다면 미국 정부가 다른 분유를 입찰하게 했겠느냐"며 "윅 프로그램에서는 분유를 바꾸는 지침도 있었다. 처음에 먹던 분유와 바꾸는 분유를 9:1로 섞어서 먹이다가 점점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아기를 위해서도, 엄마를 위해서도 모유수유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모유수유 전문가인 한 교수의 강연을 들으면서 깊게 와 닿았던 내용이 생각난다. '모유는 아기의 요구에 따라서 양과 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엄마와 그의 아기는 맞춤형 영양의 짝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모유수유는 모든 걸 제끼고 첫 번째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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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 젖을, 소는 소젖을... 이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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