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부산역 광장에서 3일 발생한 조합원 사망 사건의 원인을 강제전출로 인한 압박으로 규정하고 코레일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민규
코레일(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마산신호제어사업소에서 18년을 일해 온 철도노동자. 20대 초반 딸과 아들의 아버지이자 3살 터울 부인의 남편. 그를 설명하는 몇 줄의 인사기록은 겉보기에 평범했다. 하지만 그 평범해보이는 삶의 끝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철도노동자 조씨(50)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채로 발견된 건 지난 3일 오후 3시 45분께였다. 10년 가량 우울증을 겪어왔고, 때문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던 조씨는 최근들어 그 증세가 심해졌다고 했다. 동료들은 그를 그토록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이 코레일의 강제전출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조씨와 함께 일해온 홍준희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부산전기지부장은 4일 오전 부산역에서 기자와 만나 "조씨가 최근들어 강제전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해왔다"고 말했다. 홍 지부장은 "조씨는 최근 이미 한차례 마산에서 진주로 근무지를 이전했는데 또다시 삼랑진이나 부산으로 전출을 가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부담감을 느껴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철도노조는 사실상 강제전출이 조씨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날 조씨가 속해온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코레일의 강제전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부산역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인의 죽음은 철도공사의 강제전출이 야기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대화는 거부하고 소통불통이 미덕인양 보복성 노조탄압에만 혈안이었던 최연혜 사장이 한 조합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지난 민영화 반대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이후 대규모 징계를 단행하고 있으며 이것이 노조와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파업에 참가한 130명을 해고하는 등 400여명에게 중징계를 단행했고, 162억원의 손해배상과 116억원 가압류를 진행하는 등 노동조합을 향한 압박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코레일의 전방위적인 조치가 결국 노조의 힘을 빼놓기 위한 수순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철도 기관사들이 노조 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을 시작했고 그 수는 700명에 육박한다. 나아가 이들은 2차 파업을 노조 지도부에 요청을 넣어놓은 상태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달려간 노동자들 "사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