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핀 봄꽃들의 향연 (경기 광명, 사진 필자)
김철수
하얗게 핀 꽃봉오리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목련의 계절이다. 목련나무마다 큼지막한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대부분 봄꽃들이 그렇지만 특히 하얀 목련은 미세먼지나 옅은 안개가 없는 청명(淸明)한 봄 하늘과 어울려야 제격이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가 그린 목련 그림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두고 있어 그 어느 꽃보다도 고고(高古)하고 정갈해 보인다. 목련꽃은 나무에 피는 연꽃과 같아 목련(木蓮)이라 하는데 봉오리가 마치 붓 모양을 닮아 목필(木筆)로도 불린다.
목련은 겨울을 나는 월동채비가 특별나다. 가지 끝마다 손가락 마디만한 꽃눈이 회갈색의 부드러운 솜털로 감 쌓여 있다. 겨울 동안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여한(餘寒)이 남아있는 3월이지만 봄기운에는 예민하다. 봄바람이 한 번씩 불때마다 두터운 솜저고리를 훌훌 벗어던져 버린다. 꽃봉오리가 터질 무렵 목련나무 아래는 꽃잎보다 먼저 솜털 옷이 쌓인다.
봄꽃들은 대부분 남쪽방향으로 태양을 보고 피어나지만 목련의 꽃눈은 끝이 북쪽으로 향한다. 이 같은 모습으로 북향화(北向花)라 불리기도 하는데, 목련꽃 봉오리는 햇볕이 잘 드는 남쪽 면이 먼저 벌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이 늦은 북쪽으로 기울어지면서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한 모습을 하고 있다.